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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봉, 적오산 순환 산행

2019년 10월 6일 며칠 전에 집사람에게 '마흔 넘어 걷기 여행'이라는 책을 권했다. 한참 전에 읽었던 책인데 요즘 김남희 작가의 '일본의 걷고 싶은 길'이라는 책을 두 권 읽으면서 나중에 집사람과 함께 여러 나라로 걷기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을 유도하고 싶어서 권했던 책이다.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이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많이 다녀오곤 하는데 사실 나는 그동안에 해외여행이라는 것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기껏 해외여행이라고 가봐야 단체로 인솔자를 따라서 유적지 몇 곳 보고 쇼핑에나 끌려다니는 것 같아서 영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다만 시간에 쫓..

산행기록 2024.02.04

집사람과 함께 걸었던 올레 12코스

2019년 9월 7일 6일 점심 즈음에 집사람이 제주로 왔다. 태풍 링링이 북상하고 있다는 시접에서 비행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함께 점심을 먹고 올레21코스를 걷는 것인데 태풍 때문에 바람도 심하고 비도 계속 내려서 이런 날 올레길을 나서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고 카메라도 비에 젖을까 싶어서 올레길을 포기하고 대신에 카멜리아힐이나 휴애리 혹은 사려니숲길을 걷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하지만 점심을 먹고 가본 이런 관광지도 모두 폐장을 하고 운영을 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차를 타고 애월 바닷가를 지나 숙소인 켄싱턴리조트로 와서 쉬었다. 7일 늦은 아침을 먹고 10시 정도에 12코스의 시작지점인 무릉외갓집에서 출발해본다. 무룡외갓집 앞에 차..

제주올레 2024.01.26

두 가지가 다 있다 제주올레 11코스

2019년 9월 5일 오늘은 11코스를 갈 차례다. 가을 장마라고는 하지만 오늘은 하늘이 화창하다. 아침을 먹고 전날의 기록을 재빨리하고 오늘의 시작지점인 제주 하모체육공원에 10시 정도에 도착했다. 중간에 떡집이 보이기에 점심을 위한 작은 떡을 4개 사고 편의점에 들러서 생수 한 병과 커피를 사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홍마트와 하모체육공원 사이에 올레사무실이 있었다. 출발지 바로 앞에 오좌수의거비가 있다. 모슬포항 방어축제 거리이다. 산이물은 바닷가에 민물인 용천수가 나오는 곳이란다. 해녀들이 물질을 끝내고 씻던 곳인가? 날씨는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2Km 남짓 걸었을 때 올레표시가 저 앞집의 벽면에 작게 표시가 되어 있어서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직진하다가 한참동안 올레 표시가 없는 것을 알고 되돌아와..

제주올레 2024.01.26

덕유산 종주-2

동엽령을 지나면서 혜련이님이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무룡산 정상에서 텐트를 치고, 애당초 계획했던 영각사 코스가 아니라 삿갓재대피소에서 황점으로 하산을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집사람의 부은 발목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지면서 앞으로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발목만 나으면 다음에 또 해볼 만 하다고 하더군요. 이 모든 일들을 가능하게 해주신 재미 ㅋㅋ님께 감사드립니다.

산행기록 2024.01.25

덕유산 비박종주 - 1

큰 산의 산정에서 맞이하는 일몰과 일출의 감흥은 어떨까? 참 오랫동안 궁금해왔고 망설여왔던 일을 드디어 해보았습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해보자니 낯가림이 심한 소심한 캠퍼에게는 난해한 숙제였습니다. 혜련이님이 함께 해준다면 참 좋겠는데 집사람은 종주나 비박 등의 이런 단어들을 무척 두려워한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얼마전 재미 ㅋㅋ님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재미 ㅋㅋ님이 " 저는요, 산에 올라가 텐트를 치고 침낭에서 잠을 자고, 그런 산행을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캠퍼의 머리가 고속회전을 시작합니다. ' 그래, 일단 집사람과 친한 재미 ㅋㅋ님을 꼬시는 거야. 재미ㅋㅋ님은 순진하니까 꼬시기도 쉽잖아.' 제가 슬슬 군불을 피워줍니다. " 하고 싶으면 하..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지리산종주 - 4

드디어 천왕봉의 정상석을 마주합니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서 있고 싶었던 그 자리에 저는 서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이렇게 한가롭게 천왕봉의 정상석을 어루만지고 있을 수 없었겠지요. 좋지 않은 날씨 덕분에 한가하게 천왕봉의 정상에서 여유롭고 한적하게 제 인생의 어느 멋진 하루를 만끽합니다. 오래도옥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곳에 제가 서있었다는 사실이 소시민인 캠퍼에게는 훈장과 같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하늘과 저 구름과 저 고사목, 그곳의 바람과 바람에 누운 풀들, 나를 기대게 해준 지리산의 바위와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지리산의 야생화. 그곳에서의 불편과 스쳐지나간 많은 사람들.......... 그런 모든 것들이 오랫동안 제 추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저를 미소짓게 할 것 같았습니..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지리산종주 - 3

연하봉을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안개가 걷히면서 주변 풍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내내 주목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하선경이라는 말이 수긍이 갈 정도로 길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드디어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이때부터 안개가 바람에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장터목에 배낭을 두고 천왕봉을 바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이 때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리산을 그렇게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람에 누운 풀들, 죽었지만 그래서 더 멋진 주목, 파란 하늘, 산 아래 깔린 운해 ........... 모든 것들이 경이롭습니다. 돌이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풀이 그렇게 누워있는 모습이..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첫 지리산종주 - 2

벽소령대피소에서 한성택이라는 젊은 친구를 만나서 동행을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친구는 구례구역 앞에서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사이였습니다. 참 대단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한 것이 이 친구는 지리산종주를 계획하면서 정말 아무 준비도 없이 도전했더군요. 랜턴도 없어서 스마트폰의 어플로 랜턴을 대신하다가 쏟아지는 비에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배낭에는 여벌의 등산복과 선그라스만 있고 심지어는 수저나 젓가락도 없더군요. 결국 벽소령부터 우리와 함께 1박2일을 같이 가기로 합니다. 다행한 것은 수저도 잘 빌려오고 쓰레기 봉지도 잘 빌려오고, 물 떠오라고 하면 물도 잘떠와서 참 예뻤습니다. 성택이와 아이 둘을 데러고 온 남자와 넷이서 고기를 구워서 술을 한 잔 합니다. 맛있고 즐거웠습니다. 대피소가 소..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첫 지리산종주 - 1

제가 등산을 시작한 것이 2000년 10월이니까 지금부터 10여년이 지난 일입니다. 언젠가 서점을 들렀다가 등산백과(?)인가 아무튼 약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저 자신도 왜 그 책을 골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평소 비싼 밥 먹고 어차피 내려올 산을 뭐하러 힘들게 올라가느냐며 등산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골리곤 하던 저였으니까요. 한 이틀 정도 그 책을 다 읽고나니 저 자신이 무슨 대단한 등반가나 된 듯한 착각이 들었나봅니다. 당시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에 라푸마 대리점이 새로 개업한지 하루 이틀 정도 된 날이었는데. 집사람을 데리고 그 가게에 가서 등산용품이라는 것을 장만했습니다. 제 평소의 모토인 '인생 뭐 있어? 어차피 한방이지'를 외치며 주인에게 부부가 등산을 할 수..

산행기록 2024.01.25

제주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꼈던 10코스

2019년 9월 4일 수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니 오늘도 가을 장마의 영향인지 비가 내린다. 숙소 근처의 여기 저기에 벼락이 떨어지고 소리가 요란하다. 다른 코스를 갈까 고민하다가 일단 10코스 시작점인 화순 금모래해변으로 차를 몰고 갔다. 가는 내내 비가 쏟아져 와이퍼를 아무리 빨리 작동시켜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금모래해변에 도착해서 탐방안내소 앞에 있는 식당에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오늘 같은 날에 무슨 올레길을 하느냐며 만류한다.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식당에서 해장국과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식당을 나서는데 잠간 비가 멎는게 아닌가. 이 때다 싶어서 얼른 시작 도장을 찍고 출발해본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물놀이장을 지나자 바로 계단이 나오고 계단을 오르면 금모래해변이 내려다 ..

제주올레 2023.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