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봉을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안개가 걷히면서 주변 풍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내내 주목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하선경이라는 말이 수긍이 갈 정도로 길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드디어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이때부터 안개가 바람에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장터목에 배낭을 두고 천왕봉을 바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이 때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리산을 그렇게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람에 누운 풀들, 죽었지만 그래서 더 멋진 주목, 파란 하늘, 산 아래 깔린 운해 ...........
모든 것들이 경이롭습니다. 돌이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풀이 그렇게 누워있는 모습이, 시원한 바람이,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 행복하게 합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통천문을 지나면서 더이상 몸이 고달프지 않았습니다. 아니 힘들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아 ! 드디어 내가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게 되는구나. 오랫동안 우리 부부의 로망이었던 지리산종주가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모든 것이 기특해보이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잠간 동안 산다는 것이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 발 아래 깔린 운해와 그 운해의 위에 제가 서있다는 사실이 별 볼일 없는 캠퍼가 조금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착각까지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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