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109

캠퍼와 혜련이의 지리산종주 - 3

연하봉을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안개가 걷히면서 주변 풍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내내 주목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하선경이라는 말이 수긍이 갈 정도로 길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드디어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이때부터 안개가 바람에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장터목에 배낭을 두고 천왕봉을 바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이 때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리산을 그렇게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람에 누운 풀들, 죽었지만 그래서 더 멋진 주목, 파란 하늘, 산 아래 깔린 운해 ........... 모든 것들이 경이롭습니다. 돌이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풀이 그렇게 누워있는 모습이..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첫 지리산종주 - 2

벽소령대피소에서 한성택이라는 젊은 친구를 만나서 동행을 하는데 알고 보니 이 친구는 구례구역 앞에서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사이였습니다. 참 대단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한 것이 이 친구는 지리산종주를 계획하면서 정말 아무 준비도 없이 도전했더군요. 랜턴도 없어서 스마트폰의 어플로 랜턴을 대신하다가 쏟아지는 비에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배낭에는 여벌의 등산복과 선그라스만 있고 심지어는 수저나 젓가락도 없더군요. 결국 벽소령부터 우리와 함께 1박2일을 같이 가기로 합니다. 다행한 것은 수저도 잘 빌려오고 쓰레기 봉지도 잘 빌려오고, 물 떠오라고 하면 물도 잘떠와서 참 예뻤습니다. 성택이와 아이 둘을 데러고 온 남자와 넷이서 고기를 구워서 술을 한 잔 합니다. 맛있고 즐거웠습니다. 대피소가 소..

산행기록 2024.01.25

캠퍼와 혜련이의 첫 지리산종주 - 1

제가 등산을 시작한 것이 2000년 10월이니까 지금부터 10여년이 지난 일입니다. 언젠가 서점을 들렀다가 등산백과(?)인가 아무튼 약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저 자신도 왜 그 책을 골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평소 비싼 밥 먹고 어차피 내려올 산을 뭐하러 힘들게 올라가느냐며 등산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을 골리곤 하던 저였으니까요. 한 이틀 정도 그 책을 다 읽고나니 저 자신이 무슨 대단한 등반가나 된 듯한 착각이 들었나봅니다. 당시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에 라푸마 대리점이 새로 개업한지 하루 이틀 정도 된 날이었는데. 집사람을 데리고 그 가게에 가서 등산용품이라는 것을 장만했습니다. 제 평소의 모토인 '인생 뭐 있어? 어차피 한방이지'를 외치며 주인에게 부부가 등산을 할 수..

산행기록 2024.01.25

최고의 경치 제비봉,옥순봉,구담봉

2023년 10월 2일 토요일 집사람이 10월 21일에 한토에서 월악산의 제비봉,옥순봉,구담봉을 산행대장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미리 답사를 해야겠다고 하더니 마침 토요일에 간달프 부부와 비나무 부부가 우리집에 오겠다고 해서 그러면 답사를 같이 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자고 한다. 다들 힘든 산행이 아닌 것으로 알고 그러겠다고 한단다. 아침 7시 30분에 북대전IC 만남의광장에서 만나서 내 차와 간달프님 차를 이용해서 제비봉 등산로 입구에 가서 집사람과 간달프님은 제비봉을 순방향으로 출발하고 나머지는 내 차를 타고 장회나루터에 있는 제비봉 등산로 입구로 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제비봉은 십여년전 집사람과 함께 이곳 장회나루 등산로 입구에서 한번 올라간 적이 있다. 내 기억에도 그 때 경치가 참 좋았던..

산행기록 2023.10.04

미완의 지리산종주

2019년 8월 15일 그동안 지리산 종주를 여러번 했다. 나에게 있어서 지리산종주는 무언가 변하고 싶거나, 변화되었을 때의 변곡점이 되는 마디를 짓는 의식같은 것이었다. 가게를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헐값에 던지듯이 내놓고 바로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집사람과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고 대피소 예약을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제대로 완결되지 않은 샹태였지만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가게를 직원들에게 맡겨두고 지리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늘 1박2일로 하다가 그동안 체력도 약해졌을 것이고 해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산행하기로 하면서 연하천대피소와 로터리대피소를 예약하였다. 둘째날 대피소를 장터목으로 하고 싶었지만 장터목은 이미 예약이 완료되었기 때문데 둘째날 천왕봉까지 갔다와서 로터리대피소에서 휴식을 하고 하산하..

산행기록 2023.09.22

미리 가본 금강 물길 오지트레킹

2018년 6월 5일 화요일 이번주 주관 산행대장인 가딩님으로부터 화요일에 금강물길 오재트레킹 답사를 간다는 말을 들었다. 월요일 아침에 산행공지가 올랐는데 영 신청자가 많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려 나도 함께 가겠노라 했다.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호응이 없으면 대체산행지를 물색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기 때문이었다. 10시쯤 북대전 만남의 광장에서 뚜벅이님을 만나서 가딩님, 왕눈이님과 함께 출발한다. 북대전을 빠져나가서 적벽강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가 채 되지 않았다. 적벽강을 끼고 걷는 강변길에는 노란 금계국이 계속 이어져 있었고, 개망초와 억새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계속되었다. 오늘 날씨가 더운 날이었는데도 강바람이 계속 불어서인지 덥지도 않고 좋다. 최근 비가 내려서 걱정을 ..

산행기록 2023.09.22

비학산~금병산 누리길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일요일에 집사람이 비나무님과 한별님과 함께 세종 비학산~금병산 누리길을 갔다왔다. 다녀와서는 숲길이 너무 좋아서 몸과 마음이 좋아졌다고 자랑질이다. 사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내가 다니는 당구클럽의 정기평가전이 있어서 패스했던지라 그 길에 대한 관심도 있어서 월요일 아침에 똘이를 데리고 가보았다. 차를 타고 집에서 10분 남짓 달려 대평리의 금남초등학교를 지나 1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한 시간이 8시 반쯤이었다. 입구에는 정자가 있고 에어건도 준비되어 있다. 이곳을 출발해서 금병산에 도착하면 집사람이 나를 픽업해서 내 차를 회수하고 같이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 한 10분 정도 경사가 제법 있는 편이지만 그 이후로는 편안한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숲길 주변에 아카..

산행기록 2023.09.21

칠보산,고래불해수욕장

2018년 5월 6일 일요일 일전에 집사람이 남해 편백휴양림을 예약했다며 오랜만에 숲 속 야영장에서 하루를 보내자고 했다.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당일에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고 한다. 고민하다가 그나마 비가 덜 내리고 다음날이면 갠다는 칠보산을 가기로 했다. 급히 휴양림 옥잠화실을 예약하고 일요일 점심때 출발한다. 가랑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고속도로를 천천히 달려 영덕에 2시간 30분 만에 도착한다. 칠보산을 갈 때마다 점심은 휴양림 맞은 편에 있는 별미회식당에서 대구지리를 먹고 저녁식사는 왕돌초자연산횟집에서 먹곤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구지리는 참 기품이 있는 맛이고 왕돌초횟집의 모듬회도 관광지 같지 않게 가성비가 있고 음식도 제대로고 회도 믿고 먹을 수 ..

산행기록 2023.09.21

몸과 마음이 편했던 포항 내연산과 12폭포

2017년 7월 22일 토요일 산에 다니다 보면 한 번 가봤다는 기억만을 남기는 산과, 일상에 지치고 무언가가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게 되는 산이 있다. 지리산, 설악산,덕유산 등과 함께 포항의 내연산은 나에게 그런 산 중의 하나다. 12폭포의 멋진 절경과 계곡의 아름다움 때문이겠지만 이번에 다시 찾은 내연산은 또 다른 이유를 한가지 더해주었다. 2011년이었던가 한토에서 포항의 내연산을 갔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경북수목원에서 천령산을 거쳐서 보경사 계곡으로 하산했었는데 삿갓봉과 천령산(우척봉)을 거치면서 힘들어서인지 제대로 계곡과 폭포의 멋을 즐기지 못했었다. 이번 답차 산행은 경북수목원에서 조상한 생태관찰로를 타고 시명리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계곡을 타고 가보기로 한다. 경북수목원은 입장..

산행기록 2023.09.21

백두대간 59구간(창암~대간령~진부령)

2017년 7월 15일 토요일 한밭토요산악회에서 백두대간 마지막 코스를 진행한다. 금요일 밤 11시에 버스를 타고 창암계곡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 정도였고, 이후 창암계곡을 따라 백두대간 59구간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어느 정도 진행하니 동이 터오면서 사진을 찍어본다. 계곡의 풍경이 너무 조용하고 분위기가 있었다. 길은 완만하고 숲은 시원했다. 조용하고 깨끗한 계곡을 따라 상쾌한 마음으로 여름 아침 산행을 이어간다. 여러번 계곡을 건너야 한다. 동자꽃이다. 동자꽃을 볼 때마다 지리산종주가 생각난다. 이번에 종주할 때(6월)에는 계절이 빨라서 그런지 동자꽃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대간령이다. 이곳에서 아침으로 준비한 밥버거를 먹어본다. 나는 밥버거라는 것을 처음 먹어..

산행기록 20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