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7일 토요일
집사람이 토요일 사천의 와룡산에 가자고 한다. 나도 와룡산에 관심이 있었는데 블로그를 찾아보니 경사가 심하고 힘들다고 해서 고민을 했었다. 요즘 무릎이 좋지 않아서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오르다보면 갈 수 있겠지 생각하고 사천으로 향했다. 집에서 나와 덕유산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등산로 입구인 등룡사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반 정도 되었다. 날씨는 맑고 화창해서 남해바다의 조망을 기대하고 출발해본다.
등룡사 입구에서 바로 앞에 있는 밭으로 진행하나 하다가 자세히 보니 등룡사 벽면에 등산로라는 표시가 있어서 다시 콘크리트 포장된 절 앞길로 간다.
절 바로 옆인 등산로 입구에서 내려다보니 사천 앞바다가 보인다.
등로는 거의 잔돌과 굵은 돌로 이루어져 있어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여야 한다. 게다가 경사도 제법 있어서 조금 올라가는데 숨이 가쁘면서 왠지 조금 더 무리하면 심장에 무리가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워밍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면 안되겠다 싶어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진행하니 다행히 몸이 제 컨디션을 찾게 되었다.
날씨가 따뜻해서 자켓도 입지 않고 기본 셔츠만 입고 등산을 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도 되지 않아서 도암재에 도착했다.
도암재에는 넓은 잔디 광장(?)이 있었고 쉴 수 있는 의자도 설치되어 있었다.
아까 쉬었기 때문에 도암재에서 바로 좌틀해서 새섬봉으로 올라서는데 역시 경사가 제법 있었고 바위와 돌들로 이루어진 등산로때문에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어느 정도 오르니 돌탑들이 많이 있었다. 이 산에는 돌탑들이 참 많았다. 이 돌탑 앞에 도착했을 때 젊은 남자 둘이 있었는데 한 친구는 마르고 날렵해보였는데 다른 친구는 살이 있고 등산을 많이 해보지 않았는지 힘들어보였다. 이 사람들은 등산을 무슨 마실 정도로 생각했는지 정말 마실 물도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왔다고 한다.
오늘도 역시 우리 똘이를 데리고 왔는데 바위가 많은 산이라 오르고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길인데 참 잘 간다. 바위가 너무 커서 뛰어오를 수 없는 곳에서는 똘이를 안고 올려주고 내려주고 하면서 등산을 마쳤다.
새섬봉을 400미터 남겨둔 지점에 왕관바위가 있었다. 왕관바위에 올라서니 사천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데 오늘 날씨는 맑았는데 무슨 일인지 시계가 조금 탁했다.
왕관바위에서 올려다본 새섬봉의 모습이다.
왕관바위에서 내려와서 조금 늦게 도착한 집사람을 왕관바위에 서보라고 하고 사진을 찍었다.
왕관바위에서 내려와 조금 진행하니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 똘이는 컨디션이 좋은지 저 먼저 올라갔다가 나를 맞이하려고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어느 정도 올라가 거의 능선에 도달해보니 새섬봉과 민재봉이 한 눈에 보이고 오늘 가야할 맞은편 능선도 잘 조망되었다.
이곳에서 아까의 그 두 젊은이들을 만났다. 살이 찐 친구가 힘들어보여서 그 둘에게 우리가 준비한 떡과 군계란을 나눠주면서 같이 먹었다.
새섬봉으로 가려고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의 모양이 특이했다.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철판 끝부분을 턱을 만들어놓았는데 오히려 그 턱때문에 발이 자꾸 걸려서 옆의 줄을 붙잡고 가야했다.
드디어 새섬봉에 도착했다.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민재봉이 와룡산의 주봉이었다는데 실제로는 새섬봉이 조금 더 높아서 지금은 새섬봉을 주봉으로 삼았다고 한다.
새섬봉을 지나서 민재봉으로 가려는데 바위가 크고 경사가 급해서 집사람이 똘이를 안고 내려갔다. 새섬봉까지는 거칠고 가파른 오르막이었지만 새섬봉을 지나니 길이 순해져서 걷기에 좋았다.
민재봉에 도착하기 전에 헬기장의 모습이다. 여기서 보니 패러글라이딩을 하는지 하늘에 날라다니는데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알수가 없다. 우리는 패러글라이딩을 보면서 이곳 헬기장에 활공장이 있는 줄 알고 왔는데 보이지 않았고 민재봉에서도 볼 수 없었다.
오늘은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고 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나는 4:3 포맷보다 16:9 포맷을 더 선호하고 또 등산을 할 때는 넓은 포맷이 좋을 것 같아서 아이폰 설정을 16:9로 바꿔서 사진을 찍는데 자꾸 다시 4:3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새섬봉까지 힘들게 올라간 것에 비해 민재봉은 너무 수월하게 도착했다. 역시 이곳에서도 조망은 참 좋았다.
저 멀리 가스층 너머로 보이는 긴 모양의 산들이 지리산의 모습이다.
우리는 민재봉에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과일도 먹으면서 쉬었다가 반대쪽 능선을 따라 하산하기로 했다.
우리가 하산할 능선이 멋지게 늘어서 있다.
하산하는 길에도 거친 바위와 경사가 조금 있었지만 올라올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역시 바위길에서 똘이가 못내려갈 때는 안고 내려갔다. 그래도 우리 똘이가 참 대단하다.
이곳에서 와룡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사실 더 앞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망설이다가 그냥 이곳으로 하산했다.
하산길에도 경사가 제법 되는 돌길이어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조심스럽게 집중하면서 하산하다보니 하산길의 사진은 없다. 거의 다 내려오니 편백나무숲이 나오는데 이곳을 지날 때는 기분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공기가 맑은 느낌이 들었다.
산행을 마치고 카카오택시를 불러 차를 회수해서 삼천포어시장으로 갔다. 시장 구경을 하면서 뺀찌급 돌돔을 사서 시장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맛있게 먹었다. 와룡산을 가기 전에 길이 험하고 경사가 심하다고 들어서 걱정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충분히 갈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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