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9일
나는 종종 똘이를 데리고 집 근처의 야산으로 산책을 다니곤 한다. 가장 가까운 보덕봉을 비롯해서 오봉산, 우성이산, 바람재언덕,꾀꼬리봉 등을 다니는데 늘 차량을 이용해서 다니다보니 산에 다녀온 똘이가 차 안의 시트에 온통 흙자국을 남겨놓는 바람에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은 차를 타고 가지 않고 집에서 걸어가기 위해서 아파트에 나서서 관평천을 따라 우성이산까지 산책을 했다.
며칠 동안 비가 와서 야외를 나가지 못해서 그런지 집을 나서자마자 똘이가 아주 신이났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관평천에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지 않았다.
평소에 이 정자까지 산책을 자주 하곤 했다. 이 정자에는 늘 커피와 전기포트가 있어서 아무나 와서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오늘 보니까 전기포트만 남기고 모두 없어졌다.
이 다리를 건너고 타이어가게를 지나면 도로 건너서 바로 화봉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에 들어서니 야자매트가 깔려있고 나무계단을 잘 만들어놓아서 올라가기가 편했다.
예비군 참호를 지나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는데 제법 경사가 있어서 그런지 무릎이 살짝 시큰거린다.
500미터 정도 오르막 계단을 오르니 산길이 아주 편하고 멋지다.
낙엽을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전민동과 관평동 방향의 아파트 단지가 잘 보인다.
평지와 같은길을 한참 걸은 후에 다시 화봉산 방향의 오르막 계단을 올라간다. 처음 시작할 때 무릎이 좋지 않았으나 조심스럽게 올라보니 이제는 아프지도 않고 아주 기분이 좋다.
이른 아침이라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낮게 비추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확실히 해가 낮은 아침의 풍경은 다른 때와는 분명히 다르게 느껴진다. 낮은 햇빛으로 인해 길에 깔린 풀들과 나뭇가지들이 더 입체감 있게 보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산길의 모습이지만 아침에 걷는 이 픙경이 내게는 아주 특별하게 느껴진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이런 좋은 산길을 혼자 걷고 있으려니 마치 이 소중한 풍경들이 오롯이 나의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사람도 없으니 자유롭게 목줄을 풀어놓은 똘이는 아주 신이 나서 저 혼자 왔다 갔다하면서 즐거워하고 난 또한 똘이를 신경쓸 필요도 없이 이 조용한 숲길의 적막한 아름다움을 즐기게 된다.
이런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은 몸은 물론이고 내 마음까지 건강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집을 나선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화봉산 화암정이 코 앞이다.
평소에는 화암정을 올라가서 잠간 쉬면서 조망을 즐기곤 했었는데 오늘은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좋아서 그냥 지나쳤다.
화암정을 지나면서부터는 산길이 넓어져서 마치 산으로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다.
평소에 늘 보던 풍경이지만 이른 아침의 풍경은 특별히 선명하고 더 상쾌한 느낌이었다.
순토시계를 확인해보니 출발한지 한시간 10분만에 이곳 우성이산에 도착했다.
도룡정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쉬었다. 그러고 보니 길이 너무 좋아서 집을 떠나서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왔다. 오늘은 또 날씨도 너무 춥지도 않고 좋아서 이런 산책시간이 참 좋았다.
올 때 보았던 그 풍경이지만 돌아갈 때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고은 시인의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우리 아파트에 들어섰는데 늘 보던 겨울 풍경인데도 마치 곧 봄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서 기록을 보니 11.35Km의 거리를 2시간 55분 동안 걸었다. 오늘 다녀와 보니 이 코스는 아무런 준비도 필요 없고 그냥 물 한 병만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기에 너무 좋은 코스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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