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30일 토요일
지난 21일 제주에서 돌아와서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 부릎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올레길을 걸었더니 무릎의 통증이 심해졌다. 게다가 감기까지 와서 영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번주에는 집사람까지 감기 몸살이 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눈치인데 그래도 바다바람이라도 쐬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여수 봉황산금오산 종주 산행을 신청했다. 한토 버스를 타니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하고 이내 잠이 들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여수는 오랜만에 가는만큼 반가움이 더한다.
대전을 출발할 때는 구름이 제법 있었는데 이곳에 도착하니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은 파랗고 날씨는 따뜻했다.
마을길을 한참 진행하니 등산로 입구다.
그리 거친 등로는 아니었지만 고도를 올려가는 경사가 있어서 바로 외투를 벗고 산행을 시작한다.
1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첫번째 봉인 봉황산에 도착했다. 올라오는 등로 양 옆으로 나뭇가지 사이고 바다와 섬의 풍경이 좋았다.
봉황산 바로 옆의 전망데크에서 점심을 했다. 우리는 빵과 커피로 점심을 간단하게 때웠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여수 앞바다에 파도가 없이 잔잔할 때에는 적막한 정제미가 있다.
봉황산을 지나면서 서어나무 군락이 계속 이어진다. 서어나무는 흰 기둥과 가지가 참 멋진 나무다. 서어나무 근락지를 지나면서 흰 눈이 내린 날에 이런 서어나무 숲길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율림치 안부 못미쳐서 바위에 걸터앉아 금오도와 여수 앞바다의 여러 섬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감상한다.
향일암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너무나 잔잔하고 아름다웠다. 90년대 초 쯤인가 시집살이가 고되보이는 집사람이 안쓰러워 추석 명절에 집에다는 출장을 간다고 하고 집사람과 함께 이곳 향일암에 왔던 기억이 난다. 뻔히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출장을 가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눈치를 볼 것이 있냐며 등을 떠밀었던 아버님이 생각난다. 집사람에 의하면 그 때에도 나는 자주 어른들께 둘러대고 집사람을 데리고 여행을 자주 다녔다며 고마워한다. 사실은 나 자신이 여행을 좋아하고 자유롭게 살고싶어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전에는 향일암 전망대에서 향일암으로 바로 가는 길이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등산로를 따로 만들어서 향일암을 우회하도록 길을 냈다. 향일암을 들러볼까 했지만 집사람이 한 두번 와본 것도 아닌데 오늘은 그냥 하산하자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갓김치를 조금 샀다. 집에 가서 수육을 삶아서 갓김치와 함께 어머님께 드리면 좋아하실 것이다.
향일암을 내려와서 버스 주차장까지 한참을 걸어서 갔다. 이번 돌산종주 산행은 전부터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길이어서 좋았다. 집사람은 한토에서 오래전에 같은 코스를 등산한 적이 있었지만 나는 처음이었다. 길도 편안하고 걷기 좋은 상태여서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서어나무 숲길은 다른 날에 한 번 더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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