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3일
설악산을 처음 가본 것은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때였다. 그 수학여행이 내가 바다를 보았던 첫 여행이었다. 첫날 일정이었던 의상대에서 바다를 처음 보고 나는 무척이나 놀아웠고 감동했었던 기억이 난다. 바다를 처음 보았던 감동이 커서 그랬는지 설악산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인상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 후에 등산을 시작하면서 한계령에서 시작해서 대청봉을 올라서 신흥사로 하산했던 박 산행, 또 한번은 설악동에서 출발해서 양폭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공룡능선을 났던 한 여름의 산행, 흘림골 주전골을 거쳐서 했던 단풍산행., 그 외에도 켄싱턴호텔에 머물면서 설악산을 자주 찾곤 했었다. 2주 전에 집사람과 함께 금강산 화암사길을 갔을 때에 성인대에서 울산바위를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에 숙소였던 아이파크 콘도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울산바위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었다. 마침 한토에서 설악산에 가는 코스가 있어서 산행에 나선다.
단풍철의 설악산은 인파에 치여서 걷게 되는데 오늘은 그나마 단풍이 제대로 시작하기 전이어서 그런지 생각만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원래의 계획은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올랐다가 울산바위를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오늘은 강풍때문에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할수없이 설악동에 들어서서 바로 신흥사를 지나 울산바위쪽으로 걷는다. 단풍은 아직 한 2주 정도 더 있어야 절정이지 싶다.
신흥사 주변에는 크고 멋진 구상나무(?)가 여럿 서있다.
내원암에 들러 절 구경을 한다.
목조외벽이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산중암자의 분위기는 고즈넉하고 암자에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경치도 멋지다.
사실 전에도 집사람과 아들과 함께 울산바위를 찾았었는데 그 때의 나는 산행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게으른 성격 때문에 집사람과 아들을 울산바위로 보내고 나 혼자 흔들바위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었다.
돌길과 계단 중간중간에 나무로 돌을 대신해서 깔아놓은 모습이 새롭다.
설악산의 다른 모든 곳들과 마찬가지로 오래된 나무와 오래된 바위가 멋지다.
울산바위 정상 근처에서 셀리님을 만났다. 항상 성실하고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사람이다.
정상부근에서 한토 사람들을 만나서 사진을 찍어주고 멋진 경치를 구경했다. 날이 조금 흐려서 저 멀리 바다의 풍경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설악산의 풍경은 충분히 감탄할만 했다. 내려와서 신흥사 경내를 구경한다.
신흥사 앞의 계곡에서 커피와 과자를 먹으면서 쉬었다가 비선대 방향으로 향한다.
가을이 시작되는 숲길이 좋다. 이 숲에 단풍이 제대로 들게되면 얼마나 아름다운 길이 될까 생각하니 조금 이른 산행이 아쉬어졌다.
설악동에 도착하니 전에 공룡능선을 탈 때 목마르고 지친 상태에서도 조금만 더 내려가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자며 마지막 남은 물도 마시지 않은 채 도착한 이 가게에서 정말로 시원하고 맛있게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단풍의 절정에 이르지 못한 이른 계절이었지만 그래도 설악은 설악이었다.
아래는 한토에서 퍼온 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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