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30일
몇년전부터 아침을 먹고 나서 집근처를 산책 겸 등산을 하곤한다. 자주 나가서 그런지 하루 이틀 정도만 나가지 않아도 우리 똘이가 내 책상 근처에서 낑낑대면서 나가자고 조른다. 주로 보덕봉을 시작으로 금병산까지 다녀오거나, 봉산동 버스종점에서 오봉산과 소문산성길 주변, 바람재에서 금병산을 다녀오기도 하고 가끔은 부강 근처의 장군봉과 꾀꼬리봉도 다닌다. 오늘은 가을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대청댐의 성치산을 다녀올 생각으로 대청댐으로 차를 몰았다.
신탄진을 지나 찬샘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아침 안개가 제법 운치있게 깔려 있었다.
찬샘마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동네를 잠간 둘러본다. 가을이 점점 짙어간다.
산행은 서낭당 나무에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약간 경사가 있는편이다. 요즘 무릎이 좋지 않아서 오르기 시작할 때부터 무릎이 시큰거린다. 스틱에 의존하면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이어간다.
조금 가다보니 철 모르는 진달래가 피어있었다.
노고산 정상에는 무인 산불감시 철탑이 설치되어 있다.
숲길은조용하고 아무도 없다. 한창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 계절인데도 이곳에서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오늘도 산행을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이렇게 한적한 숲길을 혼자 걷는 일이 요즘 행복하게 느껴진다. 전에는 혼자 산에 가는 것이 조금 무섭기도 하고 꺼려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혼자 걷는 것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진다. 가끔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혼자 산길을 걸으면서 계절의 변화도 느끼고 아침시간 혹은 늦은 오후 시간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풍경도 변한다. 그런 변화를 느끼면서 걷는 동안 내 감각이 더 예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에는 너무 흔해서 느끼지도 못했던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새롭게 느껴진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 만에 성치산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나뭇잎이 진 겨울이나 이른 봄까지 대청댐의 전망이 잘 보인다. 그래서 올 봄에도 비나무님 내외와 함께 이곳에서 삼겹살에 술 한잔씩 하면서 한참 동안 주변의 풍경을 구경했었다.
오늘은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고 나뭇잎이 지지 않아서 시원한 풍경을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혼자서 조용히 앉아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대청호 전망좋은곳 이정표에 도착했을 때 집사람에게 전화가 온다. 늘 그랬듯이 점심을 같이 먹는데 너무 기다리지 않도록 빨리 오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전망좋은곳을 가지 않고 바로 임도를 따라서 찬샘마을로 진행한다.
항상 이 느티나무에 오면 의자에 앉아서 쉬곤 하던 곳인데 오늘은 그냥 지나친다.
오늘은 이어폰으로 SCARLATTI의 건반소나타를 호로비츠의 연주로 계속해서 들었다. 전에 몇 번 들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어서 좋았다. 찬샘마을 주차장에 돌아와 차를 회수하고 오랜만에 집사람과 석봉동의 찌글이짜를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총 7Km의 거리를 3시간동안 여유있게 걸었다.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서 제주올레길이 걱정스럽다.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치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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