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집사람과 함께 걸었던 올레 12코스

준형아빠 2024. 1. 26. 10:59

2019년 9월 7일

 

6일 점심 즈음에 집사람이 제주로 왔다.  태풍 링링이 북상하고 있다는 시접에서 비행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함께 점심을 먹고 올레21코스를 걷는 것인데 태풍 때문에 바람도 심하고 비도 계속 내려서 이런 날 올레길을 나서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고 카메라도 비에 젖을까 싶어서 올레길을 포기하고 대신에 카멜리아힐이나 휴애리 혹은 사려니숲길을 걷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하지만 점심을 먹고 가본 이런 관광지도 모두 폐장을 하고 운영을 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차를 타고 애월 바닷가를 지나 숙소인 켄싱턴리조트로 와서 쉬었다.  7일 늦은 아침을 먹고 10시 정도에 12코스의 시작지점인 무릉외갓집에서 출발해본다.

무룡외갓집 앞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해본다.  날씨는 맑고 바람은 불었지만 태풍 수준은 아니고 시원하게 부는 정도였다.  12코스의 중간까지는 농로와 마을길로 이어진 다소 지루한 구간이지만 집사람과 함께 하니 기분이 좋다.

길을 걷는데 강아지가 반갑다고 달려든다.  우리집 똘이가 생각났는지 집사람이 잠시 앉아 예뻐해준다.

어제 태풍의 영향인지 도로 곳곳에 나무들이 뽑히고 부러진채 쓰러져있었다.

도원연못을 지나기 전부터 집사람이 아침을 잘못 먹었는지 식은땀을 흘리면서 힘들어 한다.  화장실에 들른 후에ㅐ 한참을 쉬면서 진정시키고 다시 출발한다.

5Km정도 진행하니 녹남봉입구가 나온다.

녹남봉을 오르는데 덥기도 하고 바람도 없으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팔뚝에도 땀이 샘솟듯 솟아오른다.

요며칠 비가 계속 와서 길에 버섯들이 피어오르는 모습이다.

정상 부근에 정자가 있어서 잠시 누워서 쉬었는데 잠간 누웠다 일어서니 바닥이 땀에 젖어있었다.

다른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녹남봉에도 정상 부근에는 움푹 분화구가 패여있었다.

간밤의 태풍 때문에 길가에 소나무 가지와 솔잎이 카페트를 깔아놓은듯 깔려있어서 푹신할 정도였다.

산경도예인데 이곳은 폐교를 활용해서 도자기 체험을 할 수있도록 운영하는 것 같았다.

다시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있었지만  워낙 더운 날씨여서 몸에서는 땀이 계속 흘렀다.

 

농로길이 끝나고 바닷길이 시작되니 바람이 무척 시원하고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져서 그다지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물도 다 떨어져서 마을회관이 보이기에 들어가서 물을 보충하고 다시 출발한다.

조금 더 가다보니 서쪽하늘이라는 카페가 있어서 아이스커피와 에이드를 한잔씩 마셨다.  이 카페에는 쏘우쏘우라는 이름의 차우차우종의 개를 키우는데 참 멋지게 생겼다.

길은 다시 수월봉 쪽으로 향한다.  올라가면서 뒤돌아 바다쪽을 바라보니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 멋진 모습이었다.

수월봉 정상 부근에는 기상관측소가 있었다.

수월봉 정상에 오르니 차귀도도 보이고 바람도 시원하다.

엉알길은 벼랑으로 이루어진 지역인데 퇴적암의 지층을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서인지 일본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지층을 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일본근의 갱도진지라는데 위험해서인지 막아놓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어제 태풍의 영향인지 큰 돌들이 길까지 날아와 떨어져있었고 철제 난간도 온통 휘어지고 쓰러진 모습이 보였다.

 

차귀도 선척장을 지나서 길가에 앉아서 잠시 쉬다가 당산봉쪽으로 올라가려는데 커다란 황새(?)가 날개를 활짝 피고 날아가는데 그 크기에 놀랐다.

당산봉을 거의 올라가보니 정자가 있기에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걷는다.

당산봉에서 용수포구까지의 능선길은 길이 참 좋다.  걷기에 편하면서 좌측으로는 멋진 바다와 섬풍경을 볼 수 있었고 반대쪽은 제주의 푸른 평야를 볼 수가 있었다.  

집사람도 이 길이 좋았는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올 때 다시 한번 걷고 싶다고 한다.

 

비디쪽으로 길도 잘 관리가 되어있었고 잠시 앉아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의자들도 놓여있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용수포구에 거의 도착했는데 내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  아까 당산봉 정자에 두고 오지 않았나 싶어서 나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고 집사람은 택시를 타고 무릉외갓집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차귀도 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휴대폰을 찾으려고 바삐 둘러보면서 거의 뛰다시피 당산봉까지 가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허탈한 마음으로 차귀도 선착장으로 돌아가는데 아까 우리가 잠시 앉았던 카페앞 화단턱에 내 휴대폰이 있는것이 아닌가.  

차귀도 선착장에서 집사람을 만나  오늘의 숙소인 메종드제주라는 풀빌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모슬포로 가서 우사미라는 횟집으로 간다.

벵에돔을 시켰는데 아주 맛있다.  

이번 일정을 끝으로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늘 그렇지만 제주올레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제주가 더 좋아진다.  90년초부터 제주를 자주 왔지만 그 때는 멀리서 보는 관광지 몇 곳으로 제주를 기억했었다.  하지만 올레길을 걷다보면 제주의 곳곳을 자세히 볼 수 있고 그렇게 보는 풍경이나 모습은 관광차 와서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집으로 돌아가지만 조만간 얼마 남지 않은 올레길을 마저 걷기 위해 다시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