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7일 토요일
그동안 남파랑길 부산코스를 할 때에 나도 그렇고 집사람도 몸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도 나는 감기 기운이 남아 있고 집사람도 며칠 동안 속이 좋지 않아서 고생을 했다. 컨디션도 좋지 않고 부산까지 몇 시간을 운전하고 가서 바로 한 코스를 다 하는 것이 부담되어서 그동안은 하나의 코스를 2일에 나누어서 했었는데 이번주부터는 하루에 한 코스씩을 하기로 한다. 새벽에 일어나 씻고 6시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출발해서 중간에 청도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5코스의 시작지점인 신평동교차로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10시 정도 되었다. 집사람이 어디에서 읽었는지 5코스에는 중간에 식당이 많지 않으니 빵을 사가지고 가자고 한다. 빵을 사고 도로에 주차를 하고 10시 26분에 길을 시작한다. 5코스는 신평동교차로를 출발해서 을숙도를 지나 명지동 신호등을 지나고 녹산공단을 지나서 송정공원까지 가틑 총 21.9Km의 거리이고 코스북에는 7시간을 잡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가 걸음이 빠르고 많이 쉬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6시간 정도 걸릴 것이다.


출발해서 낙동강하구둑까지 걷는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 기온이 높지 않은 날씨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걸으면서도 찬 기운이 느껴진다. 나는 바라클라바를 하고 집사람도 넥워머까지 하고 걷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면 바라클라바를 뚫고 찬 바람이 얼굴에 느꼊지고 바지 아래로 발목으로 찬바람이 들이친다.



바람은 차지만 그래도 입춘이 지났으니 길가의 벚나무가 얼마나 움이 텄나 살펴본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겠지.

이렇게 추운 날에도 물오리들은 물에 떠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하구둑이 끝나는 지점에도 물오리가 무척 많다. 을숙(乙淑)이 새 을에 맑을 숙이니 이곳이 새가 많고 물이 맑아서 을숙도라고 칭하게 되었을 것이다. 을숙도는 대동여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토사가 퇴적되어서 1920년대에 지금의 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찾아보니 이곳은 부산 시민들도 잘 모르지만 대규모의 쓰레기 매립지가 두 곳이 있다고 한다.


을숙도에도 여러 건물이 많이 지어졌다. 나중에 택시기사에게 들으니 이곳에 자신이 젊었을 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놀러오던 곳인데 쓸데 없이 건물을 많이 짓고 개발을 해놓아서 예전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을숙도라는 지명 처럼 정말 물새들이 많이 있었다.


을숙도를 지나면서 이제부터 강서구가 시작된다. 강서구가 요즘 떠오르는 곳인지 아파트도 많고 걸어보니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었다.



바다에는 지금도 토사가 쌓이는지 바다 속의 작은 토사섬들이 있었다.



길을 걷다보니 저 앞에 스타필드 시티명지가 보인다.

아래의 설명을 읽어보니 이곳 명지동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조선 시대부터란다. 원래 바다이던 곳이 가락국 ~ 삼국시대부터 사구가 형성되어 약 500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는 바람을 피해서 이곳에 잠시 쉬면서 빵도 먹고 물도 마신다.

물 속에 수위를 표시해놓은 기둥이 있었는데 기둥이 기울어져 있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전봇대도 기울어져서 와이어로 묶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모래가 퇴적된 사구라서 지반이 약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길 가에 봄을 알리는 꽃이 피어있었다. 부산에 오니 동백꽃이 아닌 봄꽃을 벌써 보게 되는구나 싶었다.


이곳은 부산의 다른 곳보다도 더 도시가 계획적으로 잘 조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바다 쪽으로는 커다란 바위들을 촘촘하게 쌓아서 1차로 해일이나 파도를 막아주고 그 댜음에 수면 위로 2차 석축을 쌓아놓았고 그 위로 제방이 설치되어 있었고 어디를 가도 다 이렇게 조성되어 있었다.

제방 안쪽으로는 산책로가 있었고 산책로 안 쪽으로는 소나무숲으로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었다. 방풍림 안으로도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산책하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아서 그런지 달리기를 하는 사람도 많이 보이고 산책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누군가 일부러 나무들의 높이를 맞추어서 심어놓았는지 저 앞에 사구섬에 나무들이 멋지게 심어져 있었다. 집사람은 일부러 높이를 조정해서 심어놓았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길을 걷다가 백조(?) 네 마리가 바다에 떠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몸통의 크기가 거의 50센티미터 쯤 되는 것을 보니 백조가 아닌가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큰고니인 것 같다.


나는 그동안 많이 돌아다니면서 테트라포트를 이렇게 가지런히 쌓아놓은 모습을 본 일이 없었다. 별로 오차도 없이 줄지어 쌓아놓은 테트라포트를 보니 신기할 정도였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방풍림 안쪽으로 걸어보니 걷기에 좋았다. 진작에 안쪽길로 걸을 것을 그랬다.

저 앞에 신호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길은 저 다리를 건너서 이어진다.


신호대교를 건너자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모습이 보인다. 울산을 걸을 때 현대자동차 공장의 규모에 감탄을 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부지가 넓었다.

길을 걷다보니 미국풍으로 꾸며놓은 가게를 보았는데 가게 앞에 오래된 미국의 클래식카들을 전시해놓았다.


아까 명지동도 공원을 잘 조성해놓았다고 했는데 이곳 신호동도 그에 못지 않았다. 집사람이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고 한다.

공원의 정자도 겨울이라서 비닐로 둘러서 바람을 막아주도록 해놓았다. 강서구청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회전판에도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햇빛가리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신호항의 모습이다. 신호항을 지나면서 왼쪽은 바다이고 우측은 녹산산업단지였다.


이곳을 지나면서 바다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김을 생산하는 김발인가 했었는데 나중에 한참 지나서 보니 굴이 달려있는 모습이 보였다.



녹산 산업단지를 지나서 송정공원에 도착했다. 송정공원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무슨 일인지 사진이 없다. 총 22.39Km의 거리를 5시간 35분 동안 걸었다. 나중에는 허리가 주저앉는 것처럼 아팠는데도 잘 참고 걸었다. 길을 마치고 택시로 내 차를 회수해서 숙소인 명지오션시티호텔로 가서 씻고 잠시 쉬다가 숙소 옆에 있는 아구마루라는 식당에서 아구수육으로 저녁을 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잘 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