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집사람이 몇달 전부터 삼척 두타산을 가보고 싶다고 한다. 실은 나도 두타산의 사진을 보고 나서 언제 삼척 두타산을 가보고 싶어했다. 마침 집사람이 토요일에 두타산과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삼척의 검봉산자연휴양림에 예약이 되었다고 해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출발해서 화서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11시경에 임원항에 들러서 점심으로 초밥과 도너츠를 사고 검봉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서 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휴양림 잣나무실의 입실이 3시부터라서 등산을 먼저 시작하게 되었다. 휴양림 안쪽으로 들어가서 간이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시작한 시간은 11시 50분이었다.
주차장 옆에 있는 계곡을 따라 등산이 시작된다. 아직 남은 단풍이 가을이 깊어졌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검봉산 등산로는 돌이 많고 많은 돌 위로 낙엽이 쌓여있어서 자칫하면 발목을 다치기 쉬울 것 같았다. 내일 두타산 등산을 해야하고 또 집사람은 지난주에 발목과 무릎을 다쳐서 겨우 치료하고 온 터라 아주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등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거의 원시림 수준이었다.
학바위라는 안내문이 있지만 나무들 때문에 바위의 형태를 보기가 어려웠다.
중간쯤 오르니 저 멀리 동해바다가 보인다.
검봉산에는 때를 맞추지 못한 진달래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늦가을에 등산을 하다보면 가끔 때를 맞추지 못한 진달래를 볼 수 있는데 이 산에는 그런 진달래가 유난히 많이 있었다.
커다란 소나무가 멋지게 자리잡은 언덕이 보이기에 우리는 거의 정상에 가가이 왔다고 생각해서 조망이 좋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임원항에 김밥을 사러 갔을 때 초밥이 1만원이라고 하기에 초밥 두 개를 사왔다. 식당에서 먹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점심을 먹고도 정상까지는 어느 정도 더 올라가야 했다. 조금 진행해보니 산악기상 관측기계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헬기장에는 철지난 억새가 잔뜩 피어있었다.
헬기장을 지나서 조금 더 진행하니 검봉산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저멀리 동해바다의 풍경이 좋았고 정상 근처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있어서 보기 좋았다.
정상 인증사진을 찍고 우리는 올라온 반대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조금 더 내려오니 부부송이라는 팻말을 보았는데 소나무가 어찌나 큰지 뒤로 물러날 수 있을만큼 물러나서도 두 나무를 한 화면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금강소나무들이 쭉쭉 뻗어있는 모습이 멋졌다.
하산길에 저 멀리 삼척발전단지의 모습이 보였다.
올라오던 길처럼 돌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경사가 있어서 역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임도가 나오고 우리는 임도를 따라서 하산한다.
총 5.58Km의 거리를 3시간 30분 동안 산행했다. 검봉산은 산 자체는 별 매력이 없었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 동해바다의 풍경이 멋졌다. 산행을 마치고 우리는 숙소를 배정받고 임원항에 가서 미소리횟집이라는 식당에서 모듬회에 술을 마셨다. 나중에 보니 이 식당은 허영만의백반기행에 나왔던 곳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 식당들은 한가한데 이 집은 유난히 손님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