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6일 토요일
가을 단풍이 멋진 순창의 강천산은 단풍시즌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나 역시 강천산을 두 번 이상은 가보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강천산 정상에는 가본 기억이 없다. 예전에 집사람과 준형이와 함께 갔을 때에는 그야말로 단풍구경을 갔었기 때문에 등산을 하지 않았고 또 한번 갔었던 것은 바로 옆에 있는 금성산성을 갔다가 북문을 통해서 강천산 입구까지 산행했기 때문에 정상에는 가지 않았다. 집사람이 11월 첫째주 주말에 강천산에 가자고 한다. 마침 단풍이 피크가 될 것 같아서 그러자 했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해서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강천산에 도착한 시간이 8시 30분 정도 되었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주차장은 벌써 만차였고 우리는 거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입구까지 걸어가는데도 벌써 단풍이 예쁘다. 상당히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강천산은 전체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고 데크길을 걸어가면서 계곡을 보니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하다.
입구에서 1인당 3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통과한다.
오랜만에 보는 병풍폭포의 모습이 반갑다. 요사이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폭포의 물줄기가 내려오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올려서 폭포를 유지하는 것 같다.
단풍길을 걸으면서 집사람은 "예쁘다" . " 멋있다"를 반복한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니 등산 안내지도가 있다. 우리는 깃대봉으로 올라 강천산, 형제봉을 지나 금성산성 북문, 강천제2호수, 구장군폭포를 지나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잡았다.
깃대봉까지는 경사가 제법 되는 가파른 등로를 계속 올라가야 한다.
계속되는 오르막이 힘이 들만 한데도 의외로 집사람이 군소리 없이 잘 올라간다. 나도 기분이 좋아서인지 먼거리를 운전하고 왔는데도 별로 힘들지 않고 기분좋은 산행을 이어간다.
깃대봉 갈림길에서 강천산(왕자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깃대봉 갈림길을 지나면서 길은 순해져서 아주 기분 좋게 속도를 내본다. 집사람도 잘 따라온다.
산죽이 도열해있는 가을 숲길을 걷는 것이 참 좋다.
왕자봉삼거리에서 우리는 200미터 정도의 왕자봉(강천산)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형제봉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약간 흐린 날씨와 옅은 안개때문에 조망이 확 터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강천산 정상에서 멀리 바라보는 풍광이 좋다.
형제봉은 특별히 정상석도 없다.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서 우리는 휴게소에서 사온 군계란으로 요기를 하고 하산 후에 점심을 먹기로 한다.
형제봉을 지나 북문까지는 3.86kM의 거리지만 길이 좋아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다.
드디어 금성산성 북문의 성곽이 보인다.
북문에 올라보니 사방의 조망이 좋다. 집사람이 추월산 쪽을 바라보고 있다.
추월산 아래쪽은 담양호다.
우측으로는 우리가 지나온 능선길이 길게 펼쳐져있다.
북문에는 커다란 백구가 한마리 있었는데 아주 순하고 점잖아서 사람들이 예뻐해주면서 간식등을 주니 잘 받아먹는다.
북문을 지나 진행하다보니 옛 성곽의 잔재들이 보인다.
강천저수지 갈림길에 다다르니 커다란 나무의 모습이 멋지다.
승낙바위까지 진행했지만 우리는 승낙바위를 보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아주 가파른 철계단길을 내려왔는데 철계단을 조잡스럽게 설치해놓아서 아주 조심하면서 내려와야했다.
강천제2호수에 잠시 쉬면서 호수의 풍경을 감상했다.
사진에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이곳의 단풍이 제일 멋졌다.
구장군폭포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찍기도 어려웠지만 시원하게 떨어지는 모습은 멋졌다. 이곳도 역시 아래쪽의 물을 끌어올려서 폭포의 모습을 연출하는 것 같았다.
현수교를 지나서 하산을 완료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구림면에 있는 함양식당에 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이 식당은 허영만의백반기행에 나왔다고 하는데 반찬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고 정성이 들어간 음식 같았다. 총 13.4kM의 거리를 5시간 30분 동안 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