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7일 토요일
요즘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물론 우리집은 산과 가까운 전원주택이어서 도시보다 적어도 3~4도 정도 더 시원한 평이지만 그래도 낮 기온이 35도 정도 되는 요즘에는 조금씩 더위에 지치는 느낌이다. 이번주 토요일에는 오랜만에 검마산 자연휴양림에 가기로 했다. 휴양림에 가기 전에 영덕에 있는 팔각산을 먼저 들러 가볍게 등산을 하고 휴양림으로 가기로 한다. 집에서 출발해서 졸음을 참아가며 영덕에 도착해서 영덕IC 근처의 기사식당에서 미주가리 회덮밥과 도루묵찌게로 점심 식사를 하고 팔각산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50분 정도였다. 날씨는 더웠지만 산행이 길지 않을거로 생각하고 바로 시작한다. 팔각산 임구는 옥계계곡인데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와 피서를 하기 위해 몰려들었는지 계곡옆으로 엄청 많은 차들이 주차를 해놓아서 진입하는데 애를 먹었다. 팔각산 입구에도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에 팔각산 등산 안내도가 있어서 살펴보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다. 1봉까지 15분 걸리고 8봉을 다 돌고 원점회귀하는데 2시간이 걸린다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막상 산행을 해보니 정말 말도 되지 않았다. 실제 산행을 해보니 경사도 심하고 바위를 오르 내리느라 생각보다 많이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가파른 경사의 계단이 시작된다. 경사가 심해서 거의 60도 정도 되는 느낌이다.
경사가 심한 계단을 우리 똘이가 힘겹게 올라가고 있다.
계단이 끝났는가 싶은 순간 또 다시 더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이 끝나니 이제는 거칠고 제법 경사가 있는 돌길이 기다리고 있다.
시작부터 땀이 줄줄 흐른다. 더운 날씨때문이겠지만 산행의 난이도가 쉽지 않아서 땀이 쏟아지듯이 흐른다.
그나마 이 표지석이 있는 안부에 오르니 골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여기서 한참 동안 쉬면서 물도 마셨다. 쉬면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니 벌써 손수건이 흠뻑 젖었다.
팔각산에는 여러 야생화도 많았는데 특히 패랭이꽃이 가는 곳마다 자주 보인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가야할 봉들이 보인다. 그나마 안부에 오르면 바람이 시원하지만 워낙 많은 땀을 흘렸던 지라 영 컨디션이 좋지 않다.
계속 뾰쪽한 바위길을 지나간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재미있는 산행이 되었겠지만 이렇게 더운 날에 땀을 비오듯이 쏟으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대서천과 옥계계곡의 경치가 시원하다. 하늘의 구름도 멋지고 저멀리 경치도 훌륭하지만 날이 더우니 그저 힘들다는 생각뿐이었다.
거의 한 시간만에 1봉에 도착한 것 같다. 1봉을 오르고 나면 나머지는 능선길이겠지 하고 기대했었는데 아니었다. 그 후에도 거칠고 험한 산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2봉을 지나 3봉으로 가는 길에 등산로가 폐쇄되었다. 조금 더 진행하니 굴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굴 속이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적으도 10여명은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었다.
중간 중간 정말 지겨운 계단이 종종 나온다. 우리 똘이도 계단이 싫었는지 계단 말고는 길도 없는데 자꾸 우회하려고 하면서 계단을 피한다. 한참을 불러도 오지 않기에 할 수 없이 집사람에게 스틱을 맡기고 똘이를 안고 진행한다.
여러곳의 봉을 오를 때마다 멋진 소나무가 있었고 조망이 좋았다. 이렇게 더운 날씨만 아니라면 참 즐길 것이 많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서있는 소나무가 안쓰럽고 대견하다.
7봉을 지나고도 한참을 힘들게 진행해서 거의 하산길까지 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우회전을 해서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7봉에서 8봉으로 바로 오르는 등산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한참 쉬다가 하산한다. 하산길도 경사가 있었고 돌과 바위로 이루어져서 계속 땀을 쏟으면서 내려와야 했다.
드디어 하산했다. 내려와서 트랭글을 확인해보니 4.78Km의 거리를 4시간 25분 동안 산행했다. 참 힘든 산행이었다. 하산을 하고 강구에 들러 막회와 도루묵을 사가지고 휴양림에 가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푹 쉰 다음 일요일 낮에 집으로 돌아왔다. 팔각산은 다음에 날이 좋을 때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을만큼 멋진 산이지만 이번 산행은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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