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비행기를 자주 볼 수 있다 올레17코스

준형아빠 2024. 2. 9. 22:40

2019년  11월  17일

 

어제에 이어 오늘은 올레17코스 광령리사무소에서 시작한다.  차량을 올레 출발지인 광령1리 사무소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어제는 발목이 아파서 고생했는데 새벽에 일어나 발목을 움직여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  아마도 어제 제주 서울사우느에서 냉찜질을 한참 동안 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처음에는 동네길을 걷는다.

어느정도 가다가 무수천을 따라 가는데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니 비가 많이 온 다음에는 수량이 많았다가 제주의 특성상 물이 금방 빠지곤 하니 무수천에는 수량은 많지 않았다.  다만 깊은 곳에는 고여있는 물이 제법 많다.  

조금 지나다보니 개 두마리가 나를 따른다.  처음에는 의식하지 못하다가 목에 맨 방울 소리때문에 개들이 따라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이럴 줄 알았다면 과자나 육포라도 하나 사올 것을 그랬다.

 

무수천이 끝나기 전인데 유소년축구장이 두 군데 있었다.  조그만 아이들이 코치의 지시를 받으며 축구를 하는데 잠간 동안 구경을 해보니 제법 잘하는 것 같았다.  

무수천에서 내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하천 여기 저기에서 기포가 올라오는 것이었다.  사진으로는 표시가 되지 않는데 아마도 하천 밑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월대라는 곳인데 여기는 크고 오래된 멋진 나무들이 있고, 사람들이 물가에서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정자도 여러 곳이 있었다.

이제 길은 바다쪽으로 이어진다.  막 바다길로 들어서는데 어떤이가 개를 데리고 길을 걷는 모습을 보았다.  사진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저 사람이 개를 데리고 한참을 걸었었다.  중간에 기다리고 있던 부인에게 개를 맡기고 물을 마시면서 쉬는 모습이다.  개를 데리고 운동을 자주 하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을 보니 집에 있는 우리 똘이를 데리고 올레길을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바닷가의 방파제나 갯바위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호태우해수욕장 근처인데 카페가 여러군데 있었는데 이 집만 손님이 가득하고 나머지는 비어있었다.  해수욕을 하기에는 철이 한참 지났는데도 나름대로 관광객들이 있는 편이었다.  

가야할 길을 반도 채 걷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무척 힘이 들었다.  잠시 정자에서 등산화를 벗고 양말도 벗고 쉬어본다.

길은 도두동으로 이어진다.  도두는 섬의 머리부분이라는 뜻인데 이곳 사람들은 비행기의 소음과 싸워가며 살아가는 것 같았다.  또 이곳에는 제주의 하수처리장도 있어서 불만이 많은 것 같다.  길을 걷다가 이런 내용의 프랭카드를 본 적이 있다.

어젯밤에 누군가 떡볶이와 라면을 사서 소주를 마신 모양이다.  잘 마셨으면 치우고 가지  ㅠㅠㅠ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옆에 앉아서 나를 빤히 바라본다.  내가 먹을 것을 주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본의 아니게 또 미안해지는구나.

다리를 건너서 도두봉으로 간다.

도두봉을 올라가지 직전에  점심때는 되었는데 밥 생각도 없어서 이 정자에 앉아서 에너지바와 커피를 마셨다.  

엊그제 갔던 지미봉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경사가 있는 오름을 올라간다.  

도두봉 정상에 올라보니 제주공항과 완도쪽 바다풍경, 그리고 제주의 내륙풍경이 참 볼만했다.

공항과 멀지 않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정상의 조망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도 역시 지미봉처럼 사방의 조망이 참 흘륭했다.

정상에서 내려오다보니 등산로를 정비하려고 야자매트를 준비해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즘은 전국 어디서나 이렇게 야자매트를 깔아서 등산로나 산책로를 정비하는 것 같은데 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야자매트를 깔아놓으면 잡초를 방지하기도 하지만 걷기에도 편하고 비가 와도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아서 유실을 방지할 수 있고 가끔씩 꽃들이나 식물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나와서 살기도 한다.  

오늘도 열심히 걷고 있는 내 그림자를 찍어보았다.

이런 배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바닷가에 살면서 가까운 포인트까지 배를 타고 가서 낚시도 하고 배로 드라이브도 하면서 살면 좋을 것 같다.

도두반점인데 여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요기나 하려고 들어갔는데 이 집은 백종원때문에 유명해진 집이란다.  흑돼지몸짬뽕을 먹었다.  나는 공주의 진흥각처럼 깔끔하고 시원한 짬뽕을 좋아하는데 이집은 결이 다르지만 그래도 먹어볼 만한 맛이었다.

길은 푸른 제주의 바다를 따라 이어진다.  이길은 전에 여러번 차를 타고 다녔던 길이라 낯설지 않고 반가운 풍경들이 이어진다.

님로리동동의 공원이다.  이곳에는 중간스템프를 찍는 곳이 있다.  

제주에 살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자주 나와서 낚시도 하고 몇 마리 잡은 고기를 집에 가지고 가서 회로도 먹고 조려먹기도 하고, 술도 한 잔 마시고 ....  ㅎㅎㅎ

 

용담레포츠공원에 도착하니 할아버지들이 공원 앞 방파제에서 잡은 고기들을 손질해서 회를 드시는 모습이 보였다.  소주 한 병 사서 갔다드리면서 어울려 회 한 점이라도 얻어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제바나횟집은 내가 제주에 올 때마다 자주 들리는 식당이다.  점심특선을 시키면 해물뚝배기와 고등어구이, 간단한 회를 주는 집이다.  가서 소주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바로 직전에 짬뽕을 먹은 터라 그냥 지나간다.  바로 옆에 있는 용두암해수랜드도 내가 자주 가던 사우나다.

이제 용두암공원이다.  용두암은 90년초부터 자주 왔었지만 정작 나는 한번도 용두암을 보지 못했다.  

용두암 아래에는 어촌계 할머니들이 해삼, 멍게 등을 팔고 있었고 관광객들이 바다를 바라보면서 술도 한잔씩 하는 것 같다.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너무 많이 사진으로 보아서 그런지 그다지 감흥이 나지 않는다.

탑동으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선명한 원색의 예쁜 꽃들이 심어져 있었다.

용연관광지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많아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느낌이 서귀포 입구의 모습과 흡사하다.

도로 난간에 앉아서 방파제에서 사람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예전에 그렇게 바다낚시를 좋아했었는데 낚시대를 놓은지가 벌써 15년은 더 된 것 같다.

이제 길은 시내쪽으로 이어지는데 조금만 방심해도 금방 길을 잃게 된다.  

관덕정에서는 4.3위령제를 위한 굿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래전 문을 닫은 가게 같은데 상호를 써놓은 글자의 모양이 왠지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쇠락한 동네의 셔터에 트릭아트를 해놓은 모습이 쓸쓸한 느낌이었다.

제주에서 자주 보이는 미풍해장국의 본점이다.  나도 전에 새벽에 가서 먹어본 집이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실은 이미 도착했는데 주차해놓은 차량때문에 종점 표시를 보지 못하고 한참을 뺑뺑 돌았다.  스템프를찍고 택시를 불러 광령리사무소로 가서 내 차를 회수하고 새로운 숙소인 페이지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어놓고 새로 오픈했다는 서울사우나에 가서 목욕을 하고 빨래방에 들러서 미루었던 빨래도 하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18코스를 하고 화요일에는 새벽 일찍 19코스를 시작해서 일찍 마치고 오후에 추자도로 들어가 18-1코스를 하면 제주올레를 완주하게 된다.  계획한대로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