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8일 목요일
한동안 해파랑길을 잘 해왔다. 금강산악회를 따라서 진행하다가 일부 빠진 구간은 한겨레산악회를 따라서 때우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어찌하다가 그만두게 되었다. 집사람과 해파랑길을 다시 하기로 하고 우선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22~24코스를 하기로 했다. 9월 28일 일찍 아침을 먹고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해파랑길 22코스 시작지점인 축산항으로 향한다. 약 3시간 정도를 달려서 축산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0분 정도였다. 집에서 떡국을 아침으로 먹고 왔지만 해파랑길을 진행하면서 식당이 없다는 생각을 해서 전에 21코스를 하면서 뒤풀이를 했던 축산항의 김가네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10시 50분쯤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해파랑길을 시작한다.
축산항 바로 옆에서 해파랑길 스템프를 찍고 시작하려는데 트랭글이 말썽이다. 늘 해파랑길을 시작할 때 트랭글의 코스북에서 코스를 지정해놓고 따라가기를 하면 혹시 길을 벗어나게 되더라도 알람이 울려서 길을 놓치지 않았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코스북이 열리지를 않는다.
집사람은 똘이를 데리고 먼저 출발했기 때문에 왜 오지 않느냐며 짜증을 낸다.
이 정자에 앉아서 트랭글을 여러번 시도해보았지만 잘 되지를 않아서 할 수 없이 그냥 진행했다.
산길로 조금 올라가니 월영대라는 돌비석이 두 개 있는데 어떤 설명도 없다.
조금 더 가다보니 일광대라는 비석이 또 있다.
조그만 동산을 넘어가니 바닷가에 멋진 정자가 있었는데 집사람이 오늘 이곳에 텐트를 치면 어떻겠냐고 한다. 바로 바다뷰도 좋아서 나쁘지는 않겠지만 너무 시작지점이라 더 진행하면서 찾아보기로 한다.
22코스는 시작부터 계속 산행이 이어진다. 아주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제법 경사가 있는 산길을 쉬지도 않고 오르려니 시작부터 땀이 많이 흐른다.
시작한지 거의 1시간 이상이 걸려서 대소산봉수대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에 밑에까지 차를 타고 와본 적이 있는 곳이다.
대소산봉수대에서는 사방의 조망이 참 좋다. 바다쪽도 좋지만 안쪽으로도 사방으로 넓은 들판과 산군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봉수대를 지나고서도 계속해서 산길이 이어진다. 더운 날씨에 계속해서 산길을 오르내리려니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산행 중에 가끔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동해의 시원한 풍경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망월정이라는 정자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여러 곳에서 정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정자는 모두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는 모습이었다. 신을 벗고 올라가라는 안내문이 있었고 자주 누군가가 청소를 하는지 깨끗해서 우리도 저절로 신을 벗고 올라가게 되었다.
목은 이색 등산로를 시작하자마자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잘 살펴보니 산불이 났던 흔적이 있었다.
밑둥이 그슬려진 소나무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 더 진행하니 불도저로 산을 깎아서 임도를 만드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택시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이곳에 풍력발전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란다.
목은 이색 등산로는 숲길이 참 좋아서 기분좋게 걸을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숲길을 자주 걷다보면 저절로 생각이 깊어질 것 같았다.
사진리 구름다리가 나온다.
망월정이 있는 망월봉을 지나서 한참을 걷다보니 망일봉이 나온다.
숲길이 좋은 길이 끝나면 목은 이색 기념관이 있었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보니 여러가지 안내사진과 모니터에서 목은 이색에 관한 영상물이 계속 방영되고 있었다.
기념관을 내려오니 괴시리 민속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에는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기와에는 와송이 자라고 있었다.
괴시리전통마을부터는 도로로 길이 이어진다. 더운 날씨에 고생이 심한지 우리 똘이는 그늘만 나타나면 그늘로 들어간다. 그래도 따로 부르지 않아도 나와 집사람이 앞으로 진행하면 뒤쳐지진 않고 잘 따라온다.
관어대 갈림길이다. 해파랑길은 관어대를 지나지 않고 도로로 이어진다.
오늘은 날시가 화창해서 바다빛깔도 참 짙고 예쁘다.
대진해수욕장을 지난다.
대진해수욕장을 지나서 길은 고래불해수욕장 방향으로 이어진다. 8Km정도의 산행을 하고 이어지는 도로길이 무척 힘이들었다.
봉송정을 지나면서 목적지가 저 앞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걸어도 좁혀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고래불해수욕장에 도착했는데도 스템프 찍는 곳을 찾지 못해 한참 헤매다가 겨우 찾아서 스템프를 찍었다.
고래불해수욕장 송림 앞쪽에 텐트를 쳐놓고 바다향기(메르센트)리조트에 가서 해수사우나를 하고 리조트 안에 있는 백미향이라는 식당에 가서 디너회정식으로 식사를 하면서 술을 한 잔 하고 텐트로 돌아와서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