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8일
어제 20코스를 걸으면서 집사람이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오늘은 올레코스 중에서 가장 짧은 코스인 9코스를 가기로 한다. 올레 안내책자에 의하면 9코스는 7.5Km로 거리는 가장 짧지만 난이도는 상, 중, 하 중에서 상에 속한다. 집사람은 코스를 그렇게 짧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든다는 뜻이라며 걱정하는 모습이지만 나는 그래도 그동안 등산도 많이 했는데 뭘 걱정하냐며 오늘의 출발지인 대평포구로 향한다.
코스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앞에 커다란 절벽이 앞을 막고 있다. 그 절벽이 박수기정이다. 이 절벽을 가파른 바위를 타고 정상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진행한다.
어느 정도 올라왔다 생각했는데 다시 올라가는 숲길이 이어진다. 별수없이 그냥 계속 올라간다.
드디어 정상 부근에 올라서니 넓은 초원이 있었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 풍경이 좋다.
길은 옆으로 이어지다가(블레낭길) 짧은 내리막을 지나면 또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벌써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있다.
월라봉을 오르다보니 잠시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기에 앉아서 저 앞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곳에 함께 앉아서 가져온 과일을 먹으면서 송악산과 화순해변의 경치를 바라본다. 9코스는 정말 거리가 길지 않다. 하지만 힘든 코스다. 땀이 얼마나 쏟아지던지 그동안 올레길을 하면서 손수건 한 장으로 버텼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손수건은 물수건이 되어벼렸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지 길 한가운데 버섯이 피어오른다.
날이 좋았다면 산방산 반대쪽 바다도 보였을텐데 조망이 아쉽다.
땀이 얼마나 쏟아지는지 이미 팬티까지 젖은 느낌이 든다. 집사람도 땀 흘리기는 마찬가지다.
월라봉에는 동굴진지가 많다. 일제 때 미군과의 전쟁에서 끝까지 항전하기 위해 제주도 사람들을 동원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들어가보니 제법 깊었는데 어둡고 무서운 생각까지 들어서 더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집사람은 무서워서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밖에서 어서 나오란다.
월라봉 7부 능선을 둘러싸고 동굴진지를 구축해놓은 것 같다.
도중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올레꾼이 아니라 산악회 사람들이란다. 월라봉 하나 만으로 하루 산행을 다하는 것인지 하산하는 중이란다.
월라봉을 거의 내려왔더니 자귀나무 군락이 보인다.
숲길이 끝나자 황개창이라는 냇물이 보인다. 힘든 코스는 끝난 것 같다.
힘든 코스도 다 끝나가는데 중간스템프를 찍는 곳이 있다. 왠지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이 있나 했더니 그렇지도 않다. 이제 남은 길은 평탄한 마을길이다.
아래 사진의 나무그늘에서 양말까지 벗고 한참을 쉬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화순금모래해변이다. 종점 스템프를 찍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통갈치구이와 전북해물라면으로 소주 한 병을 비운다. 힘이 들었는지 바로 숙소로 와서 둘 다 씻지도 않은 상태로 잠이 들었다. 나중에 호텔 사우나에서 몸무게를 재보니 71.8Kg이다. 땀을 거의 한 말은 쏟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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