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바다 경치가 끝내주었던 올레5코스

준형아빠 2023. 9. 14. 17:52

2017년 7월 3일

 

새벽 3시 반 정도에 잠에서 깨었다.  밖에 나가서 한 산책이라도 하려고 숙소를 나오려니 현관 문이 잠겨져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담담자를 깨우기도 미안해서 옥상과 현관을 몇 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모른다.  새벽시간에 계속 카메라를 만지면서 날이 밝으면 후지필름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야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5시즘 되었을 때 다시 현관에 나가 보니 원형의 고리릴계속해서 왼쪽으로 돌려보니 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참 황당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잠시후 카메라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셔터스피드 조절레버라 1/4000초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틀 동안의 카메라에 대한 문제점이 이것이었구나 싶었다.  조절레버를 제대로 돌려놓자 멀쩡히 사진이 잘 찍히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내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무튼 카메라가 해결되니 기분이 좋아져서 서귀포 시내로 목욕을 갔다.  어제 가본 곳인데 요금은 5천원밖에 들지 않는데 물의 온도가 내가 딱 좋아하는 상태다.  어제 사우나를 하면서 신라호텍, 롯데호텔, 해비치호텔 등 보다도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우나를 마치고 숙소 앞에 있는 네거리식당이라는 곳에서 갈치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문재인대통령이 후보시절 다녀가셨는지 사진과 사인이 있었다.  이 길을 몇 번 지나가면서 보았는데 항상 손님이 만원이었다.  들어가보니 벽에 커다란 제주도 사진이 걸려 있는데 중산간 지역의 오름들과 한라산의 모습을 봄날 아침 일찍 찍은 모습이 너무 멋졌다.  음식도 그럭저럭 먹을 만 했는데 갈치국에 간이 약간 부족한 듯했다.  아무튼 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에 5코스 시작 지점인 남원포구로 차를 몰았다.  도착해보니 갑자기 재난경보문자라 요란하다.  제주 전역에 폭염주의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기분이 좋게 올레길을 시작한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하늘도 예뻐보이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그다지 덥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바닷가를 걷바보니 바람이 자주 블어서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다.  오늘은 왠지 기분좋은 올레길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무슨 카페를 짓는 중인지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에는 전보다 더 게스트하우스와 펜션, 카페 등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나는 기부이 좋아서 내 그림자를 찍어본다.  엊그제부터 올레길을 걸을 때에 손수건을 뒷목을 가리는 용도로 모자속에 넣고 그 위에 모자를 쓰고 다닌다.  오늘은 얼굴은 물론이고 종아리까지 선크림을 발랐다.  

오늘도 반가운 올레꾼을 한 명 만났다.  올레꾼이 많지 않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보니 전보다 줄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이렇게 뜨거운 날에 누가 올레길을 걷겠냐면서 나다러 계절을 잘못 골랐단다.  나는 좋기만 하더구만 ........

큰엉 해안경승지인데 이곳 주변으로는 리조트나 펜션 등이 많이 있어서 숙박객들이 산책을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종종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숲길에서 그늘아래를 지나면 너무나 시원하고 좋다.  숲이 끝나면 바다의 경치가 또한 죽음이다.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전에 한두번 정도 지나갔던 길이었다.  금호리조트에 왔을 때도 그렇고 신라호텔에 숙박을 하면서도 다녀왔던 길이었다.

카메라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노출이 과다해서 그렇지 진짜 눈으로 보았을 때에는 정말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느껴졌다.

아래의 사진은 인디언추장바위다.  가운데  부분을 자세히 보면 인디언추장의 모습이 딱 보인다.  

바다의 시원한 풍경,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 맑게 파란 하늘  모든 것이 멋지게 느껴진다.  

수국이 피어있는 길도 정겹다.

하늘의 구름도 멋지고 무슨 형상이 느껴지지 않나 싶다.

바닷가 올레길에는 저렇게 바위에도 방향을 알려주는 올레표시가 그려져있고, 가끔씩은 돌 바닥에도 올레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기분 좋게 걷고 있으니 나도 저렇게 이 바닷가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침 일찍 시작했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사잇길이 나올 때마다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낯선 풍경이 보이면 한참동안 자세히 관찰하면서 걸었더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더 좋았던 것은 제주에 온 후에 매일 보말칼국수나 물회 등의 메뉴만 보다가 아래의 식당에서 돼지고기 쌈밥과 뭍에서 먹었던 낯익은 반찬들을 대하니 기분이 좋아져서 막걸리도 한병 시켜서 마셨다.

올레밥상 정식인데 이렇게 해서 1만원이다.  막걸리 한 병을 시켰으니 1만5천원이겠지.  제주에서 해물라면이나 해물칼국수 등의 메뉴가 거의 다 1만원인데 이런 밥상을 만나니 반갑다.  

이곳은 연목인데 바위가 멋지고 물 속에는 큰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다가 가끔씩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지 뛰기도 한다.  막걸리를 마신데다가 날씨가 워낙 더워서 이제 힘들고 지치는 것을 느꼈다. 

이 정자에서 한 십여분 정도 낮잠을 잤더니 그나마 개운해졌다.  

길을 걷다가 길가의 수족관에 오징어가 싱싱해보여서 찍어보았다.  

고망물이라는 곳인데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이 땅에서 솟ㅅ는데 마를 날이 없다고 씌여있다.  이곳의 물로 소주를 만들던 회사도 있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물이 나오는 구멍을 찾지 못했다.

사진과 시를 전시해 놓은 카페인데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문이 닫혔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건축하다가 중단된 곳이 많이 있었다.

남탕이라고 써 있어서 들어가서 발이라도 담가보려 했지만 들어가보니 물이 하나도 없었다. 

쇠소깍다리 바로 직전에 정자가 있어서 배낭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어놓고 한 숨 잠을 잤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쇠소깍다리에 도착했다.  기분 좋게 시작해서 잘 걸었는데 점심에 막걸리를 마시는 바람에 오후에는 무척 힘들었다.  버스를 타고 남원포구에 가서 내 차량을 회수해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세탁을 맡기고 올레스테이 1층에 있는 라운지에서 블로그 기록을 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갈 생각이다.  술도 한잔 하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