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일
오늘은 새벽 4시에 잠이깨서 일찍부터 블로그 정리를 한다. 첫째날과 둘째날은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서 블로그 정리를 하지 못하다가 하늘게스트하우스에서부터 블로그 글 정리를 하다보니 날짜가 밀려서 정리를 하게 되었다. 하루의 기록을 하다보니 대략 2시간 내외 정도 걸린다.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옮겨진 사진을 포토웍스로 변환해서 블로그에 기록하게 되는데 날짜가 밀려서 기록하다 보니 기억도 자꾸 흐릿해지고 왠지 마음이 깔끔하지 못하다. 오늘로 하늘게스트하우스는 끝이다. 새벽부터 시작한 블로그 정리를 마친 시간이 거의 10시 정도 되었다. 더군다나 며칠전 비가 오던 날 카메라가 비를 맞아서인지 자꾸 말썽이다. 아무리 설정을 초기화해보아도 문제가 계속된다. 10시 정도에 하늘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새로운 숙소인 서귀포에 위치한 올레센터에 있는 올레스테이로 가서 숙소 예약을 하고 오늘은 가장 짧은 코스인 6코스를 걷기로 한다. 6코스 시작지점인 쇠소깍다리를 찾지 못해서 쇠소깍 주변을 30분 정도 헤매다가 어렵게 시작지점을 확인하고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시작부터 카메라가 말썽이다. 아주 밝은 환경에서는 그럭저럭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조금만 그늘지거나 흐린 상태에서는 아주 어두운 사진이 찍혀서 사진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후지필름 서비스센터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쇠소깍의 경치는 멋지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도무지 잘 표현이 되지 않는다. 올레길을 걷는 것이 나의 기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록도 기억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아닌가. 오늘이 서비스센터가 근무하는 날이라면 올레길을 중단하고라도 서비스를 먼저 받고 싶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로 6코스를 시작한다. 어떤 장면을 보면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화가 난다. 카메라를 이리 저리 조작도 해보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보지만 수월치 않다.
쇠소깍의 경치는 참으로 멋진 곳이었는데 카메라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사진도 대충 찍게 된다. 쇠소깍을 지나자마자 작은 포구가 하나 나오는데 이곳은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 한다.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데 저 곳은 수심이 깊어서 낚시가 잘되는 곳이란다.
더운 날씨에 도로를 걷자니 짜증도 날 만한데 항구의 풍경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다.
게우지코지라는 곳인데 경치가 좋아서 관광객들이 제법 있는 편이었다. 앞에 있는 바위가 생이돌이라는 바위인데 새똥 때문에 하얗게 보인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새똥 때문이 아니고 바위의 암질의 종류가 다른 것처럼 보였다.
중간에 사진을찍으라고 있는 것인지 벤치가 있었다.
저 앞쪽에 넓은 바위 웅덩이가 있는데 바닷물이 고이면 거기서 어느 정도 마른 바닷물을 솥에다 끓여서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제지기오름은 오름이라기 보다는 담장 뒤의 언덕 정도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너무 작아서 그냥 잠시 숲길에 앉아 있다가 나온 느낌이었다.
보목포구와 구두미포구가 이어지는 길을 지나왔다. 이곳을 지날 때에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가는데 카메라가 자꾸만 신경 쓰이고 화가 많이 나있는 상태라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지나쳤다. 하긴 어차피 제주에 온 이후 포구 근처에 있는 식당들은 거의가 횟집이어서 혼자 회를 시킬 수도 없고 물회, 보말칼국수 정도의 메뉴라서 이제는 그런 메뉴는 보기도 싫을 정도였다. 뜬금없이 우리동네에 있는 '이원'이라는 중국집의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날이 뜨거우니 어제 먹었던 의령소바도 생각이 난다.
길은 해안을 지나서 숲길로 이어진다. 이런 숲길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늘이 진데다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모면 엄청 시원하다. 하지만 숲 속에서 사진을 찍으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사진이 찍혀서 계속 화가 났다.
소천지라는 곳인데 백두산 천지의 축소판이라 그렇게 이름 지어졌단다. 아닌게 아니라 이곳은 경치가 정말 좋다. 아래의 사진을 보아도 알겠지만 바위로 둘러진 안쪽에 바닷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천지를 닮았다.
이 사진을 찍은 다음에 찍은 여러장의 숲 사진은 볼 수가 없을 정도로 까맣게 나와서 확인할 수 없었다. 아주 밝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약간 어두운 정도의 사진이 찍힌다. 아래의 사진은 소정방폭포 바로 직전에 있는 곳인데 저렇게 물 속에 발을 담글 수 있도록 돌들을 놓아서 기분이 좋으면 잠시 발이라도 담그고 싶겠지만 나는 이미 카메라 때문에 올레길을 더 진행할 것인지 갈등 중이다.
소정방폭포의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어느 노년의 부부가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무얼 먹는지 서로 당신이 먹으라면서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는 평소 맛있는 것이 있으면 마누라를 챙기기 보다는 내 입으로 냉큼 집어 넣었던 사람인데 그 모습을 보니 조금 무안하고 부끄러워졌다.
정방폭포 입구에 있는 공원이다. 여기서부터 카메라 때문에 화가 나있던 나는 정방폭포 바로 앞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에 화가 났다. 어차피 정방폭포를 지나면 아스팔트 길로 서귀포시장을 지나서 올레길안내소에서 6코스가 끝이난다.
위의 까만 사진은 그늘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이 이렇게밖에 나오지 않으니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6코스를 접게 된다. 서귀포시장은 저녁에 식사할 겸 가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쇠소깍으로 돌아가서 내 차량을 회수해서 숙소로 왔다. 재주올레센터에 위치한 올레스테이라는 숙소는 올레센터에서 운영하는 모양인데 침구가 호텔 침구여서 깨끗하고 포근했따. 방도 냉방이 잘 되어서 무척 시원했다. 시원하게 냉방이 잘 되는 방에서 침대방 처럼 흰색 구스다운 침구를 덮으니 포근하고 편안해서 잠이 금방 들고 새벽에 일어날 때까지 정말 죽은 듯이 자게 된다.
부끄러운 일인지만 카메라는 고장이 아니었다. 다음날 아침에 가만히 보니 셔트스피드의 조절 레버가 잘못 돌아가서 셔터스피드가 1/4000초에 고정이 되어 있었다. 둘째날 종일 비를 맞으며 올레길을 걸었기 때문에 비를 맞아서 카메라가 고장이 났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가장 기본적인 조절레버도 확인하지 않고 이틀을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씩씩거렸으니 내가 생각해도 멍청하고 나는 아직 더 많이 마음의 수양을 닦아야할 사람이다. 서귀포시장은 숙소 바로 옆이니 블로그를 정리하고 저녁을 먹을 겸해서 다녀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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