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9일 수요일
금산의 칠백의총에서 시작하는 금성산술레길이 있다. 이 길을 알게되고 나서 걸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마침 석가탄신일을 맞아 간달프 내외와 함께 걷게 되었다. 10시경에 칠백의총 주차장에 도착해서 칠백의총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약 30년전에 처음 자동차를 사고 집사람과 함께 드라이브 삼아서 다녀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찾는 곳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당시 나는 주말마다 집사람과 함께 우리나라의 여러곳을 일상처럼 여행을 다니곤 했었다. 덕분에 돈이 많은 부자는 되지 못했지만 함께 했던 추억은 많은 마음의 부자가 되었다.
주차를 하고 칠백의총을 둘러보니 오래된 나무들과 잘 꾸며진 공원이 정겹다.
술레길 입구를 물어보니 정문에서 조금 더 나가면 시작된다고 해서 약 50미터 정도 내려와보니 정말 안내판과 입구가 있었다.
조금 올라선 언덕길에서 아파트 방향으로 우회전을 해서 가야했는데 숲쪽으로 길이 좋아보여서 진행했더니 길이 막혔다. 다시 돌아와 아파트 옆으로 진행한다.
아파트를 지나고 잠시 마을 도로를 거쳐서 술래길 입구에 도착했다.
유난히 산딸나무가 많은 길이다. 길은 완만하고 잘 닦여져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길이었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와 전나무 그리고 상수리나무들이 멋지게 도열해 있는 길을 걷다보면 시원한 풍경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중간에 칠백의총으로 가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인데 나중에 돌아올 때는 이 길로 진행했다.
한 열흘 전에 아랫집 큰 개에게 목과 여러곳을 물려서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똘이가 그사이 많이 좋아져서 오늘 같이 데리고 왔더니 참 좋아한다. 같이 쓰레기를 버리거 내려갔다가 제 딴에는 반갑다고 아랫집 개에게 다가섰던 모양인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나서 놀라 달려갔더니 똘이를 위에서 누르고 목을 물고 있던 아랫집 개가 내가 달려드는 바람에 목을 풀어주는 바람에 겨우 목숨을 건진 우리 똘이다. 놀랐는지 며칠동안 잘 움직이지도 않고 데리고 나가려 해도 아랫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으려 해서 산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단풍나무가 싱그럽게 내려선 길을 걷다보면 양 옆으로 키 큰 나무들이 우리를 위해 도열해있는 것 같다.
이 길을 가다보면 이런 목교가 두 군데 있었다. 숲으로 이어진 목교를 건너다 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주목도 군데군데 있었다.
쉴만한 벤치도 곳곳에 있었다.
사시봉에는 기와로 된 정자가 있었다. 여기서는 진악산이 바로 보인다. 연젠가 이곳에서 진악산 방향으로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아침 연무가 낮게 깔린 풍경이 멋졌었다.
금성산성 바로 직전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풀이 우거져있었지만 대신에 여러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었다.
금성산정상에는 나무 데크로 된 캐노피가 있어서 우리는 이곳에서 아침에 사온 김밥과 떡볶이로 점심을 먹었다.
해너머재 방향으로 돌아서 오려고 했는데 집사람이 길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왔던 길로 돌아가자고 한다.
진행했던 길을 다시 돌아가 칠백의총에서 차를 회수해서 이원의 묘목시장에 들러서 정원에 심을 나무들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한참동안 사고로 잘 움직이지도 못했던 똘이와 함께 산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총 14.2Km의 길을 4시간 55분 동안 걸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