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한라산(어리목에서 돈네코)

준형아빠 2024. 2. 21. 19:13

2021년  1월 17일 일요일

 

한라산은 여러번 다녀왔고 대부분의 코스를 걸어보았다.  마침 지난주에 한라산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라산 등산을 하기 위해 제주에 왔다.  첫날 제주에 도착해서 오후에 노꼬메오름을 다녀와서 한라산 등산을 준비하느라 빵을 사서 숙소로 돌아와 푹 쉬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등산 준비를 하고 제주시로 가서 아침을 먹고 어리목 입구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리목 입구로 들어가는 길에는 제설작업을 해놓았지만 제법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어리목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기온은 높고 맑은 날씨여서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아까부터 모노레일에 등산객 5명이 타고 올라가더니 모노레일이 멈추어 있다.  내가 산에 가면서 무슨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사람이 있냐고 했더니 집사람이 무슨 촬영을 하는 팀일 것이라고 한다.  방송용 삼각대를 보았단다.

사제비동산으로 고도를 높일수록 상고대도 보이고 조금씩 풍경이 바뀌고 있었다.

만세동산에 도착하니 그림같은 설원의 풍경이 참 멋지다.

구름이 머무는지 안개 낀 풍경이 영적인 분위기까지 풍긴다.

잠시 후 점점 안개가 걷히면서 풍경이 점점 또렷해진다.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파란 하늘 아래 선명한 설경은 감탄할 만 했다.

집사람도 만세동산의 풍경이 좋은 모양이다.  조금씩 얼굴이 밝아지면서 목소리의 톤이 높아진다.

바람에 쌓인 눈이 벗겨진 부분을 보니 모노레일이 있었다.  

이런 길을 걸으면서 나는 한라산은 겨울이 최고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만세동산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구름때문에 먼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구름때문이 아니더라도 굳이 망원경으로 먼 풍경을 볼 이유도 없었다.  지금 보이는 이 풍광만으로도 가슴 벅차도록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이토록 맑은 한라산 정상부의 모습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저 멋진 언덕과 구릉의 모습, 흰 눈과 검은 나무의 대비, 파란 하늘과 하얀 눈밭의 대비........  정말 멋진 모습이었다.

정말 시원하고 장쾌한 풍광에 나뿐만 아니라 이 날 이 자리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감탄했을 것이다.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눈밭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서둘러 인증사진을 찍고 눈밭 한 편에 앉아 준비해간 커피와 빵을 먹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남벽 방향으로 진행했다.  원래는 어리목에서 출발해서 영실 방향으로 하산하려 했는데 한라산을 여러번 와보았는데도 돈네코 방향으로 걸어본 적이 없었기에 오늘은 남벽을 지나서 돈네코로 하산하기로 한다.

지금까지의 풍광도 멋졌지만 남벽 주변의 설경 또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오늘 한라산에 와서 금년의 눈산생은 더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행복한 눈산행을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 감탄하며 하산을 하니 하간길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곳 화장실에서 어떤 젊은 아주머니가 나뭇가지 두 개를 스틱삼아서 힘겹게 올라오는 모습을 보았는데 바람이 너무 세차서 맞바람을 맞으며 올라가야할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위험할 것 같아서 이런 세찬 바람에 맞바람을 맞으며 힘들게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라며 하산을 권했다.  이 분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자신의 체력의 대부분을 다 쓴 것 같은 표정이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무리다 싶었는지 그냥 하산하겠다고 한다.  여기를 지날 때 바람이 얼마나 세찼는지 하산을 하면서도 바람때문에  내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기온이 높아졌는지  눈이 점점 젖은 눈으로 변해있었다.

하산해서 시계를 확인해보니 16.7Km의 거리를 7시간 38분 동안 등산한 것으로 나온다.  사실 어리목 입구를 걸어올라간 것을 생각하면 17Km가 넘는 거리였다.  하산후에 어리목까지  택시를 불러  4만원을 주고 차를 회수한 후에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하고 어제 가서 맛있게 먹었던 황금손가락으로 가서 방어 특수부위를 주문해서 술을 마시면서 한라산 등반의 무용담을 안주삼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한라산 산행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날씨도 우리르 도와주어서 봄날같이 따뜻했고 등산하면서 하늘도 맑아져서 화사하고 멋진 풍광을 선물해주었다.  등산을 마치고 식당으로 갈 때부터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도 내렸다.  다음날 공항으로 가는 동안에도 진눈개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서 추웠다.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셨는지 정말 절묘하게 좋은 날에 멋진 풍광을 즐기면서 행복한 산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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