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7일 토요일
이번주 한토의 정기산행지는 충주의 포암산과 만수봉을 잇는 산행이다. 오늘은 코고문님이 둘째 아들을 마나러 싱카폴로 가신다고 해서 오랜만에 한토버스를 타고 산행을 참석한다. 아침 일찍 한토정에 가서 경덕이네 집에 주차를 하고 한토버스를 탔다. 오늘 따라 유난히 오랜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장태산인은 거의 2년만에 참석한다고 하고, 호프님도 정말 오랜만에 한토에 나왔다. 버스는 거의 9시 30분 정도에 들머리인 하늘재 주차장에 도착했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출발하는데 저 앞에 보이는 산이 멋져보인다.
오늘의 코스는 백두대간 하늘재가 지나가는 길이다. 나는 한토에서 백두대간을 할 때에 거의 참여하지 않아서 이곳을 지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참을 진행하다가 갑자기 내 휴대폰을 놓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입구쪽 정자에 앉아있을 때 놓고 왔나 싶어서 급하게 다시 돌아가보니 정자가 아니라 버스에 놓고 왔었다. 휴대폰을 가지고 다시 나 혼자 산행을 시작한다. 아까 지나갈 때는 보지 못했는데 하늘재 알림 비석 앞쪽에 나무 세 그루가 멋지다.
한토의 일부 사람들은 막아놓은 길로 진행했다.
조금 가다보니 백두대간 하늘샘이라는 샘이 나온다. 앞서 가던 다른 일행들이 물을 마시고 있었지만 나는 늦어서 그냥 지나간다.
포암산까지는 경사도 심하고 길도 험해서 제법 고생을 했다. 더군다나 나 혼자 왔던 길을 다시 오르려니 더운 날씨에 땀은 왜이리 흘러내리는지 아주 고생을 했다. 오늘 아침에 이제는 가을이지 싶어서 두꺼운 바지를 입고 왔는데 이 바지가 면 혼방이라서 땀이 나면서 바지가 달리에 들러붙어서 오르막을 오를 때면 다리를 잡아당기는 느낌까지 들었다. 산행을 하면서 나는 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어서 자주 무언가를 빼놓고 오던지 아니면 잘못된 차림때문에 고생을 하곤한다.
거친 바윗길이 끝났다 했더니 이제는 계단길이다. 다리를 감싸고 축축해진 바지때문에 오르는데 힘이 들었다. 정말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집사람이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여러 생각하지 말고 빨리 올라오란다.
조금 올라가시 조망이 터지는 곳이 있었지만 급히 사진만 찍고 다시 올라간다.
오늘 산행에서 유난히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많이 보았다. 산행을 하면서 구절초를 볼 때면 이제 가을이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이정표 앞에서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이 때까지도 나는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친 오르막을 올라와서 첫 능선에 도착했으니 이제는 길이 조금 편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진행한다.
하지만 그 이후도로 길이 힘들어서 아주 어렵게 포암산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이후 관음재까지도 거친 길이 계속되었다.
관음재에 도착하니 호프님이 혼자 앉아있었다. 오랜만에 나와서 분위기가 서먹햇는지 혼자 앉아있는 모습이 조금 안된 마음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점심식사는 했는지 물어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우리는 관음재 직전에 넓은 바위에 앉아서 준비해온 빵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관음재를 지나니 길이 정말 순해진다. 워낙 더운 날이라 땀은 많이 흘렸지만 길이 순해서 힘들지 않게 진행한다.
마골치에서 길은 크게 좌측으로 틀어서 다시 만수봉까지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라고 해도 처음 보다는 편한 길이다.
중간에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저 멀리까지 산군들의 모습이 멋졌다.
땀이 많이 나서 카메라 렌즈가 얼룩졌는지 사진이 흐리다. 하지만 이 길을 걷는 동안 곳곳에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만수골 삼거리에서 한토 일행들을 만났는데 만수봉을 갔다오면 하산시간을 맞추기가 힘들겠다며 걱정한다. 사실 오늘 산행대장이 하산시간을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여유있게 하산시간을 계산했어야 했는데 아주 발이 빠른 선두 조차도 거의 빠듯하게 하산시간 내에 도착했거나 조금 늦었거나 했을 것이다. 버스에서 산행대장이 만수봉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만수골로 하산하면 길도 순하고 볼것도 많을 것이라 했지만 우리는 만수봉을 지나서 원래의 A코스로 진행하기로 한다.
만수봉에 도착하니 바로 앞의 월악산 영봉의 모습이 아주 멋졌다. 또 흐린 하늘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영봉 왼쪽으로 충주호의 모습도 보인다.
만수봉을 지나 길은 급격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이제는 하산길이니 편하겠지 생각했지만 잘못 된 생각이었다. 내리막길이 끝나자마자 다시 힘든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용암봉이었다. 이제는 그러려니 생각하고 즐기기로 한다.
용암봉 바로 아래에는 전망데크가 있었다.
지나온 만수봉이 가까이 보이고,
포암산 뒤쪽으로는 저 멀리 주흘산의 모습도 보인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거친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경사길을 내려오는데 얼마전 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집사람이 자꾸 쳐진다. 그래도 대견하게 호프님과 내가 쉬고 있으면 쉬지 않고 먼저 내려간다.
내려오는 도중에 딸 둘을 데리고 온 부부가 있었는데 그야말로 이제 시작한 지점인데 얼마나 더 올라라야 하느냐면서 딸들이 투덜대는 모습을 보았다. 호프님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지나와서 저 사람들은 만수봉까지 못간다는 결론에 서로 동의했다.
내려오다 보니 만수골의 계곡이 너무 깨끗하고 맑았다. 하지만 우리는 알탕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급하게 내려간다.
우리는 이곳에서 급하게 땀을 씻고 다시 내려간다.
도로로 내려와 좌측으로 조금 올라가니 만수휴게소가 나온다. 뒤풀이 식당은 휴게소 내에 있었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냄새나는 와중에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고 뒤풀이에 참석해서 시원한 소맥을 아주 여러잔 마셨다. 대전에 도차해서 집에서 샤워를 하고 조금 쉰다고 한것이 초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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