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7일 월요일 ~ 5월 30일 목요일
지난주에 언제나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제주에 전세를 얻어서 살게되었다고 하면서 놀러오라고 한다. 제주로 이사한지 거의 2주 정도 되신 것 같았는데 고맙게도 내게 전화를 주셔서 놀러오라고 하시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고 지난주에 가려고 했었는데 마침 언제나님의 누님이 제주에 오셔서 월요일에 가신다고 해서 지난주에 가지 않고 이번주 월요일에 가기로 한다. 며칠 머무는 동안 낚시도 할 생각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낚시도구들을 가지고 가기 위해 배를 타고 가기로 한다.
집에서 내 차를 타고 월요일 새벽 3시쯤에 출발해서 녹동항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0분 정도였다.
차를 배에 선적해놓고 나와서 녹동항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 들러서 돼지국밥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다시 배를 탔다.
집은 서귀포 옆에 있는 남원의 귤밭에 지어진 단독주택 3채 중의 하나였다. 집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1층에 거실과 주방, 화장실과 큰 방이 하나 있고 2층에는 1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였고 방이 3개, 화장실이 있었다. 혼자 살거면서 뭐하러 이렇게 큰 집을 얻었느냐고 물었더니 혼자 있으면 외로워서 지인들을 초대해서 지내기 위해 큰 집을 얻었다고 한다. 전세 2억이고 매매는 3억 정도 한다고 한다. 제주도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아래의 사진은 언제나님이 내게 카톡으로 보내준 사진들이다. 제주에 짐을 정리하고 바로 예전의 제자들과 함께 비양도를 다녀왔다면서 보내준 사진이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언제나님과 함께 남원하나로마트로 가서 돼지고기와 술 몇가지 채소 등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밤 늦게 까지 술을 마시면서 여러가지 대화를 했다. 다음날 아침 집에서 나와서 남원읍에 있는 콩나물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함께 올레5코스 중의 일부를 걷기 위해 위미항으로 갔다. 막상 가서 걸어보니 예전에 제주올레를 걸었던 때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했다.
날씨는 맑고 쾌청해서 제주 해안도로를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조금 지나다 보니 가정집 벽에 마치 조각인 것처럼 꽃이 피어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무슨 다육식물인 것 같았다.
이 길이 예전에 내가 땀 흘리면서 걸었던 길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조금 더 걸어가니 태웃개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언제나님의 친구분이 집을 짓고 살고 계셨다. 바로 앞에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설도 있고 낚시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경치가 정말 끝내주었다.
아래의 집이 언제나님의 친구분이 사시는 집이다.
그 집 바로 옆에는 넓은 밭이 있었고 일부를 팔겠다고 부동산에서 매매 플랭카드를 걸어놓은 모습도 보였다.
이제 길은 큰엉해안경승지 방향으로 이어진다. 내가 오늘 이곳을 걸어아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이 큰엉주변의 풍경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간달프 내외와 비나무 내외와 함께 금호리조트에 머물면서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예전의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걷다보니 큰엉에 도착했다. 원래 내 계획은 이 큰엉 아래의 포인트에서 낚시를 해볼까 해서 답사를 겸해서 온 것이었다.
저 아래에 어떤 아주머니가 혼자서 낚시를 하고 있기에 카메라 줌을 이용해서 당겨서 찍어보았다. 한참 동안 앉아서 구경을 했는데 별다른 고기를 잡지는 못하고 자리돔만 건져올리는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저 멀리 인디언추장바위가 보여서 찍어보았는데 내 기억속의 바위와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다.
조금 지나다가 이 벤치에 앉아서 한참동안 경치를 구경하면서 대화를 했다.
남원포구까지 걷고 난 뒤에 물회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서 쉬다가 해 질무렵에 낚시를 하기 위해 낚시가게에서 포인트를 물어보니 태흥2리포구로 가보란다. 막상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바람이 불어서 여의치 않아서 맞은 편에 원투낚시를 던져놓고 낚시를 시작해본다. 눈도 침침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낚시채비를 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언제나님이 혼자 낚시를 하면서 도대체 무슨 채비를 그렇게 오래하느냐면서 재촉한다. 어찌어찌 채비를 해서 던진찌에 지그헤드에 지렁이를 달아서 캐스팅을 몇 번 하는데 고기가 종종 입질을 해준다. 농어새끼가 한 마리 나오더니 바로 동갈치 두 마리가 잡힌다. 우리는 동갈치인지도 모르고 잡아서 집으로 가지고 와서 회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음날 낚시가게에 가서 그 고기가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동갈치인데 제주도 사람들은 먹지도 않는다고 한다. 중간에 거의 40~50센티미터 정도의 농어를 걸었는데 뜰채를 준비하는 동안 고기가 힘을 쓰니 맥없이 원줄이 끊어졌다. 고기가 잡혀주니 우리 둘 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신나게 낚시를 했다. 언제나님도 동갈치를 한 마리 잡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입이 귀에 걸렸다.
집으로 돌아와 잡은 고기를 회를 떠서 먹었는데 아주 꿀맛이었다.
남은 머리와 뼈를 가지고 재료도 부실한 상태에서 매운탕을 끓였는데 그 맛이 아주 환상적이었다. 언제나님도 어떤 식당에서 먹어본 매운탕보다도 더 맛있었다며 칭찬을 늘어놓는다. 총 5마리를 회를 떠서 양이 많았었는데도 나중에 보니 다 싹싹 비웠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전날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언제나님이 잠이 부족할 것 같아서 더 주무시라고 하고 나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서귀포에 가서 해장국을 먹고 외돌개길을 걷기로 한다.
다시 보아도 반가운 풍경이고 언제보아도 멋진 풍경이었다.
전에 걸을 때는 보지 못했던 반대쪽 풍경도 참 좋았다. 여유있게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길을 걷는다.
조금 가다보니 길이 막혀있었고 우회로가 있었다.
돌담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우회로도 나쁘지 않았다.
외돌래 공원을 다 둘러보고 다시 도로쪽으로 나와서 내 차를 회수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오기 전에 산방산온천에 들러서 목욕을 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사 잠시 쉬고 다시 낚시를 다녀온다. 역시 어제 갔던 태흥포구로 갔는데 낚시 가게 주인이 자기가 가라고 한 포인트는 우리가 낚시를 했던 반대쪽이라고 알려주었지만 우리는 어제 낚시를 했던 기억이 좋아서 그 자리에 다시 가서 낚시를 했다. 확실히 어제보다는 입질의 빈도가 적었는데 그래도 씨알이 더 굵어서 비록 3마리 밖에 잡지 못했지만 회를 떠서 먹기에는 충분했다. 오늘도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회를 떠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언제나님께 며칠 잘 놀다 간다고 인사를 하고 내가 전에 올레길을 걸을 때 기억에 남았던 소천지를 다시 가본다.
소천지 입구에서 바라보니 저 앞에 누군가 둘이서 돌돔낚시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천지는 백두산의 천지와 닮았다 해서 소천지라고 부른다. 한참동안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경치를 감상했다.
소천지를 나와서 서귀포에 있는 우솔해장국에 가서 아침을 먹는다. 기름지지 않고 시원한 맛이었는데 참 맛있게 먹었다.
해장국을 먹고 나서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점심에 법환포구로 가서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고 중산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예전의 추억을 되새김했다.
제주항으로 가서 차를 선적하고 4시30분에 출항하는 배를 타고 녹동으로 가서 집으로 돌아오니 거의 12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언제나님의 집을 방문해서 좋았고 전에 올레길을 걸었을 때 인상깊었던 곳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낚시를 해서 풍족하게 고기도 잡고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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