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고흥을 흔히 지붕없는 미술관이라고 불리운다. 여러번 고흥을 방문해보았지만 갈 때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팔영산을 시작으로 거금도의 적대봉, 나로도의 봉래산, 애도(쑥섬), 나로도에서 우주발사전망대를 가다가 만나게 되는 옥태도와 비사도를 바라보는 풍겨으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중산리 일몰전망대에서의 그 환상적인 노을까지 어디 한 군데 부족한 느낌이 없이 완벽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사실 나는 고흥의 자연환경과 풍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몇 년전에 바다를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멋진 용암마을 언덕 위에 조그마한 땅을 사놓았었다. 그 이후에 내 땅의 바로 뒷산인 우미산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어 왔었다. 이번에 남열 해돋이해수욕장에 텐트를 치고 우미산을 가볼 생각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전에 그동안 눈여겨보았던 아이옥스의 올인원테이블과 한스캠핑의 화로대를 구입했다. 올인원테이블에는 버너 두 개와 주방도구와 랜턴걸이, 기타 식재료 등을 한번에 수납할 수 있어서 정말 편리할 것 같았다. 또 오토캠핑도 아닌데 대형 화로대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불편할 것 같아서 조금 작은 화로대도 함께 구입했다. 토요일 오전에 느긋하게 출발해서 외나로도항으로 가서 장을 보았다. 늘 주말 캠핑을 다닐 때마다 회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고기를 먹기로 했는데 외나로도항의 수협에서 구경이나 하자고 갔다가 삼치가 제철이고 내 생각보다 너무 싸서 1만원에 삼치와 돌돔 그리고 전어까지 회를 떠서 포장해주어서 또 회를 먹게 되었다.
이것이 1만원짜리 회인데 삼치회 옆에 작은 돌돔 한 마리와 전어까지 포장해주셨다. 같이 넣어주신 양념간장도 삼치회를 먹기에 참 좋았다.
감성캠핑을 한다고 구입한 가스등인데 별로 조명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 한 접시에 술을 마시고 라면까지 먹은 후에 불멍을 하자고 하는데 장작을 잘못 사서 불을 붙이느라 애를 먹었다. 장작이 제대로 건조되지 않아서 불이 붙은 후에도 계속 나무 속에서 김이 나올 정도였다.
요즘은 주말 캠핑을 할 때마다 날씨가 너무 잘 도와준다. 밤새 바람도 별로 없고 기온도 따뜻해서 편안하게 잠을 자고 아침에 해뜨는 것을 보기 위해 먼저 일어나서 화로에 불을 붙이고 바다구경을 했다. 우리 똘이도 텐트에서 따라나와서 바다를 구경하고 있다.
잠을 자고 있던 집사람을 깨워서 해뜨는 풍경을 보게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차를 타고 바로 옆에 있는 우주발사전망대로 가서 조용한 아침 바다의 풍경을 구경한다. 아래 사진의 저 해변 뒤쪽의 송림 속에 우리 텐트가 있다.
우주발사전망대에서 오늘 우리가 오를 우미산을 바라본다.
다시 텐트로 돌아와 아침을 먹을 준비를 한다.
그리들에 햄과 계란을 굽고 햇반과 인스턴트 우거지해장국으로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향긋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우리산 등산을 하기 위해 서둘러 정리하고 출발한다.
차를 우주발사전망대 주차장에 주차하고 바로 옆에 있는 등산로를 찾아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입구에서 조금 오르니 전망대가 있었다.
우미산까지는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올라가야 한다.
중간에 남열전망대가 있는데 따로 정자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바위 위에서 내려다본다. 옥태도와 비사도를 중심으로 여러 작은 섬들이 펼쳐진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늘은 날씨도 너무 따뜻해서 11월인데도 집사람은 반팔 티셔츠만 입었고 나도 셔츠의 소매를 걷어서 반팔 차림으로 산행을 했다.
요즘 무릎이 좋지 않아서 산행을 하지 않았던 집사람이 힘들어 한다.
우미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는 별로 조망이 없다. 차라리 우미산 전체에 있는 세군데의 조망처에서의 경치가 참 좋았다.
정상을 지나면 바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온 후에 길이 온순해졌다.
우미산을 오를 때는 힘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편안한 숲길이 이어졌다. 이 길은 남파랑길 66코스와 겹치는지 등로 주변에 남파랑길 표시가 종종 보였다.
우암전망대 조금 못미쳐서 원형으로 굽은 소나무가 있는데 집사람은 의자로 써도 되겠다고 했지만 나무를 생각해서 앉지 않고 지나갔다.
이 산에는 서어나무 군락지가 많이 있었는데 이 나무는 볼 때마다 묘한 분위기가 있다.
우암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고흥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섬과 섬을 잇는 다리와 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 등의 섬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우암전망대에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나와 용암전망대로 향한다.
용암전망대인데 이곳에서는 바로 아래에 있는 용암마을과 그 앞 바다가 잘 조망된다. 세곳의 전망대 중 가운데에 위치해서 양쪽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우암전망대에서는 팔영대교와 여수로 가는 섬들이 조망되어서 좋고, 남열전망대에서는 나로도 방향의 섬들의 풍경이 멋지고 이곳 용암전망대는 용암마을과 곧 다시 설치될 우주발사대와 용암마을을 잇는 집라인 들의 풍경이 멋지다.
내려가는 길도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걷기 좋은 숲길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시계를 확인해보니 6.94Km의 거리를 3시간 20분 동안 산행했다. 산행이 끝나고 벌교에 들러 꼬막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우미산을 등산하고 나니 용암마을에 땅을 사기를 정말 잘했다 싶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이곳에서 노년을 정리하고 싶다. 이 좋은 풍경을 매일 감상하고 집 뒤의 우미산을 매일 운동삼아 오르고 조금 여유가 된다면 작은 배를 하나 사서 저 많은 섬들의 낚시포인트를 찾아 통발도 던져놓고 낚시도 하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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