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더 좋아졌다 올레7코스
2017년 7월 4일
어제부터 기상청 일기 예보로는 오늘 제주 서귀포 근처까지 태풍이 접근해서 비가 내린다고 한다. 비가 오면 7-1코스를 먼저 하고 그 다음 날 7코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7-1코스에는 엉또폭포가 있어서 비가 오면 수량이 많아서 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고, 고근산 오름만이 높은 편이고 나머지는 평이한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서 하늘을 보니 새벽에는 전체적으로 흐린 하늘이었다. 어제 세탁한 옷들을 옥상에 말리기 위해 올라갔더니 이슬비처럼 비가 내린다. 그런데 왠일인지 조금 있으니 파란 하늘이 한쪽으로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개이는 느낌이다. 그래 오늘은 7코스를 하고 내일 7-1코스를 하기로 결정한다. 늘 그랬듯이 9시경에 숙소인 올레스테이에서 출발한다. 오늘의 출발지점은 내가 머물고 있는 올레스테이다. 이곳은 제주 얼레 여행자센터이기도 하다.
아까보다도 하늘이 더 맑아졌다. 오늘도 왠지 기분이 좋다.
조금 진행하니 서귀포 칠십리공원이다. 올레길이 공원을 관통하게 되어 있었다. 이곳은 이중섭 산책로와도 겹치는 곳이다.
서귀포교라는 다리를 지나는데 다리 밑의 개울에서 집오리보다 더 커다란 새가 물 속에서 날개짓을 한다. 사진을 찍어보려 했지만 사진에는 작은 점으로밖에 나오지 않는다.
칠십리공원 입구다. 이 공원과 소정방폭포까지 화가 이중섭씨가 생전에 산책을 다녔다 한다. 공원은 잘 꾸며놓았고 시민들이 종종 찾는 모양이다. 제주에 살면 산책하기는 참 좋을 듯 싶다.
공원을 통과하는 올레길을 따라 20분 정도 지나고 나니 바로 바다 경치가 보인다. 이 경치에 정신이 팔려서 바로 옆의 삼매봉을 놓치고 지나간다. 여기가 외돌개가 시작되는 곳이다.
외돌개 주변의 모습인데 이곳 주변의 경치가 너무 좋다. 여기에는 사람들도 많이 와서 사진을 찍는다. 아들뻘 되는 젊은 커플이 사진을 찍어달란다. 정성껏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면서 계속해서 찍어달란다. 저희들끼리 하나, 둘, 셋 함변 뭐라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구호를 같이 외치면 그런 모습을 찍어달라 한다. 좀 귀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미 시작한 일이니 끝날 때까지 사진을 찍어주었다. 조금 후에는 왠 외국 아가씨가 사진을 찍어주었으면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 아가씨는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하여 다리도 길다. 아침에 올레스테이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본 기억이 있었는데 아마도 삼매봉을 지나서 외돌개입구에서 만난 모양이다. 법환포구 가지 전까지 나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이 7코스를 걸었는데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별로 서둘러 걷는 모양도 아닌데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아마도 오랫동안 걷기 여행을 했는가 보다.
외국인 아가씨가 사진을 찍어달라 하기에 구도를 잘 맞추어 찍어주었는데 내 사진을 찍어준다며 서라 한다. 나중에 카메라를 보니 구도도 엉망이도 머리도 자르고 제멋대로 였다. 그나마 제일 나은 사진이 이 사진이다.
외돌개는 여러번 와보았고 특히 올레7코스는 얼마 전에도 일부 구간을 간달프네 부부와 같이 걸었었는데도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새롭게 느껴지면서 참 좋았다.
날씨는 더 좋아져서 하늘이 더 푸르고 구름의 모양도 예쁘다.
돔베낭골을 지나면서 올레길은 잠시 마을을 지나서 다시 바다로 이어진다.
잠녀마을에는 민물을 받아놓은 목욕탕이 있었는데 오래 고여있는 물처럼 보여서 발을 담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법환포구에 도착하니 너무나 반가운 중국집이 있었다. 며칠 전부터 올레길을 걸으면서 매일 해물뚝배기나 물회나 칼국수 종류만 있었는데 아무리 싸도 1만원 이상이었다. 비싸기도 했지만 나는 계속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숙소에 돌아가면 저녁 메뉴는 술을 한 잔 할 수 있는 종류를 찾다보니 짜장면을 먹지 못했는데 간판도 제대로 없는 중국집이 있기에 들어가서 짜장면을 시켰다. 기대 이상으로 정말 맛있는 짜장면이었다. 면도 충분히 잘 익었고 소스도 내가 딱 기대하던 맛이다. 기분 좋게 먹으면서 짜장면집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법환포구의 모습이다.
법환포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는지 아니면 관광객들이 많은지 피자집도 있고 초밥집도 있고, 여러가지 식당들도 있었다.
아래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하늘 가운데 섬이 하나 떠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은가. 처음에 지나가면서 거기에 섬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하늘 가운데 구름이 진한 모습인가 생각했었는데 바람이 불면서 해무가 위쪽부터 걷히기 시작하면서 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현상이 자주 있는지 어떤 사람은 방송용 캠코더 같은 것을 펼쳐놓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원피스를 입은 두 명의 아가씨도 저 섬 사진을 찍고 있다.
조금 더 있어보니 그 섬 뿐만 아니라 오른쪽에 다른 작은 섬도 하나 더 나타난다.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꽤 많이 걸었나 했는데 총 17.7Km 중에서 이제 겨우 7Km를 진행했다. 사진에 보면 총 거리가 14.7Km라고 되어 있는데 알고 보니 올레길 중 몇 코스 정도는 길이 바뀌었단다. 어쩐지 걸으면서 내내 다 와가나 싶으면 더 남았고 나중에는 살짝 지치려고 하더니 그런 이유였나보다. 게다가 이 지점을 지나면서는 바닷가의 바위길인데 크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길을 걷다보니 발바닥도 아프고 더 힘이 드는 기분이었다.
잠시 쉬면서 빨간 보온물통에 들어있던 시원한 커피를 마셨다. 올레길을 시작하면서 숙소에서 얼음물에 카누를 3개 정도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커피를 마시면 개운해서 좋다.
켄싱턴리조트 가기 전에 서건도라는 섬인데 섬처럼 보이지 않지만 지금은 물이 빠진 상태라서 그렇지만 물이 차 있을 때에는 걸어서 갈 수 없는 섬이라고 한다.
켄싱턴리조트 옆에 있는 바닷가우체국이라는 정자다. 여기가 올레길 중간 스탬프를 찍는 곳이어서 들렀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 있다가 말을 걸어온다. 한 분은 3년전에 올레길이 총 23개 코스일 때 완주를 했다고 한다. 제주도에 사는 분들은 걸을 곳이 많아서 좋겠다 생각했다. 집에서 조금만 나와도 이런 멋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운동도 하고 얼마나 좋을 까 싶다.
강정천 옆의 주상절리대 앞에 정자가 았어서 잠시 양말도 벗고 누워서 10분 정도 쉬었다.
강정 해군기지 때문에 시끄럽던 강정마을이다. 마을 분위기도 뒤숭숭하지만 이곳은 올레 표시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올레길 내내 이런 일이 없었는데 거의 1Km 이상을 진행하도록 올레표시를 보지 못해서 마음이 불안했다. 하지만 어차피 해안을 끼고 올레길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를 믿고 계속 진행한다.
여기는 월령포구라는 곳인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이곳이 원래 그런지 다른 바다보다 파도도 심하고 해안 전체가 짙은 해무로 덮혀있다. 그 와중에도 낚시를 하는 사람이 여럿 보였다.
아래 사진의 큰 바위 위에 여러 사람이 거친 파도와 거센 바람에도 낚시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굿당산책로를 지나는데 길 아래 쪽에 물길이 있었는데 한 5미터 정도 아래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서 자세히 보니 무슨 장어가 족히 40센치는 넘는 놈이 활발히 헤엄쳐 지나간다. 이곳은 민물이고 바다까지는 100미터 정도 더 가야 되는데 얼핏 무태장어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슈퍼에 들러서 냉장고에 맥콜이 보이기에 한 캔 사서 시원하게 마셨다. 오늘의 종점은 여기서 100미터 정도 더 가야된다.
드디어 7코스 종점인 월평마을 아왜낭목이다. 안내서를 보니 이곳이 달의 정기가 바다로 빠져나가는 형상이라 이를 막ㅇ으려 아왜낭을 심었다하여 아왜낭목이라는데 아왜낭이 무엇인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았다. 잠시 기다린 후에 5번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에 내리려 했는데 잘못 내리는 바람에 시내길을 한 20분 정도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온 몸이 땀에 젖어서 버스 안에서도 땀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움츠려든 마음이었는데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개운하다. 오늘 걸은 총 거리는 17.7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