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용암사 에서 삼성산까지
2021년 8월 13일 금요일
비나무님이 전부터 용암사에서 시작해서 마성산을 거쳐서 삼성산을 지나 가화현대아파트로 내려가는 코스가 좋다고 가보자고 한다. 금요일 아침에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어째 주저하는 듯했지만 자꾸 가자고 하니 따라 나선다. 옥천 연희네꼬마김밥에서 김밥을 사서 비나무님을 가화 현대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나 비나무님 차를 주차해놓고 내 차를 타고 같이 용암사로 향했다.
용암사는 내가 한창 사진에 열중할 때 용암사 뒤에 있는 바위에서 옥천 방향의 운해를 찍기 위해 몇번 찾았던 곳이어서 익숙하다. 용암사 바로 아래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똘이와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도 역시 더운 날씨다. 지난번에 둔덕산에 갈 때도 카메라를 놓고 가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도 또 카메라를 충전한다고 책상 위에 두고 와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용암사 삼층석탑을 오랜만에 구경하고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본다.
오랜만에 와보니 그 사이에 전망이 좋은 곳에 데크를 깔아서 3개의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한 풍경이지만 역시 시원하고 멋진 조망이다. 일전에 마성산에 올랐을 때 근무하던 산불감시원과 대화를 하던 중에 내가 마성산의 조망이 최고라고 했더니 그 분은 용암사의 조망이 더 좋다고 한 적이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 말을 생각하면서 조망을 바라보니 그 분이 그렇게 생각할 만 하구나 싶다.
용암사에서 조금 오르니 능선길이 나오고 여기에는 지도와 이정표가 있었다. 우리는 사목재 방향으로 진행한다.
용암사에서 마성산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심한 봉을 몇 군데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힘들게 진행해야 했다. 더운 날씨에 땀을 쏟으면서 거친 경사길을 다니느라 무척 힘이 들었다.
비나무님이 이 길이 무척 편하고 좋았다고 하더니 아마도 기억의 오류가 아닌가 싶다. 같이 투덜대면서 힘들게 마성산 방향으로 오르다가 산도라지를 보았다. 너무 힘이 들어서인지 먼저 진행한 비나무님이 보지 못했는가 했더니 보기는 한 것 같은데 힘들어서 자세히 볼 여유도 없었다고 한다.
원래는 마성산 바로 직전에서 옆으로 진행해야 했는데 우리는 마성산을 지나서 조금 지나니 아무리 보아도 길을 잘못들었다고 느꼈다. 트랭글 지도를 확인하고 다시 돌아와서 제대로 된 길을 찾아서 진행한다. 마성산 부근에서는 길을 찾느라 분주해서 제대로 사진도 찍지 못했다.
용봉까지는 힘들게 산행했고 용봉을 지나면서 길이 조금 순해져서 삼성산까지는 그나마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바람이 부는 그늘에서는 잠시 쉬기도 하고 똘이에게 물도 먹이는데 이 녀석도 오늘 힘이 들었는지 유난히 물을 많이 찾는다.
중간에 힘이 들었는지 비나무님이 몇 번 중간에 탈출하자고 했지만 나는 지금까지 힘들게 온 것이 억울해서도 끝까지 가자고 했다. 결과적으로 힘들었지만 잘 마칠 수 있었다. 현대아파트에 내려서 유치원에 있는 수도에서 대충 몸을 씻고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하나 사고 둘이 나눠마셨다.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다음에는 현대아파트에 주차를 하고 삼성산을 거쳐서 용봉까지 가벼운 산행을 해도 좋을 코스같았다.